대기업 투자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SK하이닉스(000660)가 15조원 규모의 메모리 반도체 투자에 나선다. 핵심은 경기도 이천 본사에 신규 메모리 반도체 공장 ‘M16’을 건설하는 것이다. 올 연말 공사를 시작해 2020년 공장 건설에만 3조 5,000억원이 투입되고, 이후 반도체 장비 입고 등 후방 산업에 미치는 낙수효과까지 합산하면 총 투자 규모는 2026년까지 총 15조원에 이른다. 이를 통한 고용도 35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27일 이천 본사 내 5만 3,000㎡ 부지에 올 연말부터 M16 공사에 돌입한다고 27일 밝혔다. 완공 시점은 2020년 10월이다. 공장 건설에만 3조 5,000억원이 들어간다. 극자외선노광장비(EUV) 전용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기존 공장들보다 여유 있게 공간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 측은 10나노급 초반대 D램 제조부터 EUV 장비를 활용할 예정이다. EUV 장비가 더 커지는 추세라 건설될 공장 규모도 이전보다 더 커진다고 이해하면 된다.
현재 반도체 업계는 미세공정 한계에 부딪혀 생산량을 폭발적으로 늘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와 달리 데이터센터, 자동차, 모바일 등에 탑재되는 반도체 양은 계속 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신규 반도체 공장이 완료되는 2년 뒤쯤 메모리 업황에 맞춰 반도체 장비 발주 등 후속 투자를 이어가게 된다. 회사에서는 이번 공장 건설과 관련해 최대 15조원 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집계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천 M14가 있고 청주에 완공 예정인 M15가 있지만, 메모리 수요 증가와 장비 대형화 추세에 대비해 이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차원에서 이번 공장 투자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경제연구소는 이번 투자와 관련해 신규 공장에서 2026년까지 발생할 생산유발 효과가 80조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26조 2,000억원, 고용 창출은 34만 8,0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번 증설 투자는 정부·지자체 등 여러 이해 관계자들과의 소통 속에서 이뤄낸 것”이라며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성장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국내 반도체 상생 생태계를 강화함으로써 국민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2015년 완공된 M14와 현재 건설 중인 청주 공장을 포함해 이번 이천 공장까지 3개의 공장 증설을 결정했다. 완공 이후 장비 반입이 이뤄지면 3개 공장에 투자되는 금액만 총 46조원이 넘는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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