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주택임대소득이 연 2,000만원인 미등록 임대사업자는 등록사업자보다 최대 105만원의 임대소득세를 더 내야 한다. 올해까지는 연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자의 경우 비과세였지만 내년부터는 세율이 14%인 분리과세로 세금을 납부할지, 다른 소득과 합한 종합과세로 세금을 납부할지 유불리를 따져 선택해야 한다. 이외에도 비과세 혜택을 줬던 농협 등 상호금융회사의 예탁금·출자금의 이자·배당소득세에 대해 준조합원은 5%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조합원과 회원은 3년 뒤에 과세된다. 내년부터는 산후조리원 의료비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고 모바일상품권에도 인지세가 부과된다. 기획재정부는 30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18년 세법개정안’을 확정·발표했다.
◇임대사업 등록 여부에 따라 세금 17배 차이=올해까지는 주택 보유 수에 관계없이 임대소득이 2,000만원 이하면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분리과세(14%)나 종합과세 중 하나를 선택해 세금을 내야 한다. 기존 계획대로라면 본인이 거주하고 있는 주택을 포함해 3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A씨가 주택 임대로 총 1,956만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었다면 임대소득의 40%(필요경비율 60% 적용)에서 기본공제액 400만원을 뺀 금액의 14%인 53만5,000원의 세금을 내야 했다. 하지만 정부는 임대사업자 등록을 활성화하기 위해 등록 여부에 따라 세제 혜택에 차등을 두기로 했다. 등록을 한 경우라면 A씨는 필요경비율 70%를 적용받을 수 있게 된다. A씨가 임대를 8년 이상 했다면 여기에 75%의 세액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A씨가 내야 할 세금은 6만5,000원으로 크게 줄어든다. 반대로 등록을 하지 않으면 필요경비율을 50%만 적용받고 기본공제액도 200만원으로 줄어든다. 장기보유 세액감면 혜택도 없다. A씨는 결과적으로 109만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등록을 하지 않았을 때보다 무려 17배나 많은 세금을 물게 되는 셈이다. 차액으로 따지면 102만5,000원이다. 또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으면 면세공급가액의 0.2%를 가산세로 부과해 소득세 부담은 이보다 더 커진다. 사실상 정부가 임대주택을 등록하라고 압박하는 셈이다.
정부는 또 월세 수입자와 전세 수입자의 과세 형평을 위해 주택임대보증금에 대한 과세도 강화한다. 임대보증금에 대한 간주 임대료를 계산할 때 기존에는 60㎡ 이하, 기준시가 3억원 이하의 소형 주택은 제외해줬지만 이를 각각 40㎡ 이하, 2억원 이하로 배제 대상을 확대한다.
◇준조합원은 상호금융 비과세 예금 혜택 제외…43년 만에 과세=농협·수협 등 상호금융의 경우 예탁금은 3,000만원, 출자금은 1,000만원 한도로 이자·배당소득에 대해 비과세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준조합원에 한해 5% 분리과세된다. 내후년부터는 9%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43년 만에 비과세 혜택이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조합원이 아닌 일반인도 1만원 내외의 출자금만 내면 준회원 자격을 얻어 비과세 혜택을 받는 등 악용된다는 지적이 많아서다. 조합원과 회원은 2022년부터 적용된다.
정부는 또 현재 25%인 적격 P2P(개인 간 거래) 금융 원천징수세율을 일반 예금 수준인 14%로 낮추기로 했다. 금융 분야 공유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목적에서다. 한 계좌에 예적금과 펀드 등을 함께 담은 ‘만능통장’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가입기한이 3년 연장되고 가입 대상도 확대된다. 정부는 소득 발생기간의 범위를 ‘직전 3개년’으로 확대해 출산·육아와 건강을 이유로 2년 이상 쉰 경력단절자와 휴직자, 전직을 위해 장기교육을 받는 취업준비자도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소득분배 개선 확대…청년·임산부·일용직근로자 혜택=소득분배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도 대거 담겼다. 우선 청년(15~14세) 우대형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한 청년(총급여 3,000만원 이하 무주택)에게 500만원 한도로 이자소득에 과세하지 않는다. 산후조리원 비용도 200만원 한도로 15%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 일용근로자의 세금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1일 10만원이던 근로소득공제액을 15만원으로 확대한다. 장병내일준비적금에 가입한 군장병에게는 복무기간 동안 이자소득 비과세 혜택을 주기로 했다. 기부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부금 세액공제 고액 기준금액을 2,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낮춘다. 2,000만원을 기부하면 기존에는 300만원을 돌려받았지만 개정안대로라면 환급액이 450만원까지 늘어난다.
이 밖에도 정부는 모바일상품권에도 종이 상품권과 동일하게 가액이 1만원을 초과하면 200~800원까지 인지세를 붙이기로 했다. 신용카드 사용액의 30% 소득공제 혜택도 1년 연장하고 박물관·미술관 입장료도 공제항목에 추가하기로 했다. 또 현재 납부·환급 불성실 가산세율이 미납기간 1일당 0.03%인데 앞으로는 1일 0.025%로 낮아진다. 국내에서 활동 중인 외국인 운동선수의 경우(계약기간 3년 이하) 사업소득 원천징수세율이 3%에서 20%로 인상된다. 원천징수세율이 높아지더라도 종합소득세를 낼 때 그만큼 공제받기 때문에 전체 세 부담은 달라지지 않지만 일부 선수들이 종합소득세 신고 없이 본국으로 출국하는 사례가 있어 과세망을 정비한 것이다. 종합부동산세 분납 대상자도 250만원 초과로, 납부기한도 6개월 이내로 기존보다 확대했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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