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어서 낮 장사를 접고 저녁에만 합니다. 아르바이트생을 줄이니 1년도 안 돼 체중이 8㎏ 줄었어요.”
서울 성북구 안암동에서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유모씨는 1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이렇게 하소연했다. 2년째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올라 종업원을 줄이고 부인과 아들을 동원하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이다. 영업시간도 줄였다. 하지만 사장인 자신이 일하는 시간은 계속 늘고 있다. 유씨는 “낭떠러지밖에 없는 것 같고 피할 곳도 없어 박탈감이 심하다”고 했다.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어려움을 김동연 부총리에게 쏟아냈다. 청와대는 부인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의 후폭풍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정부에 대한 규제완화 주문도 이어졌다.
이날 전통 주점을 운영하는 김모 씨는 ‘자영업자들이 어렵다고 하지만 그래도 장사가 잘 되니까 계속 영업하는 게 아니냐’는 주변 인식에 “가게를 내놓아도 나가지 않으니까 울며 겨자 먹기로 한다”고 답답해했다. 그는 일자리안정자금과 관련해 “(종업원 1인당 지원금이)월 13만원인데 조건이 까다롭다”며 단기간 일하는 학생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다 보면 현실적으로 4대 보험 가입 등 일자리 안정자금의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꼬치구이 집을 운영하는 다른 상인은 ”하루 12시간은 기본이고 15시간씩 일한다. 쪽잠 자며 영업하는 날이 반복되는데 임대료나 최저임금(부담)을 얘기할 곳이 없다“며 ”(최저임금 문제로) 사장을 범법자 취급하기도 하는데 우리의 억울한 입장을 들어줄 (잘 규합된) 단체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규제를 풀어달라는 요구도 있었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이모 씨는 ”먹자골목에서 옥외영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주면 좋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점심시간에 식당 인근의 주차단속을 유예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 부총리는 이에 대해 “8월 중에 여러 대책을 낼 것”이라며 “그것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아서 세금 (부담) 문제를 어떻게 완화할 수 있을까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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