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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하강 신호 곳곳에서 나오는데...정부는 9개월째 "경제 회복세"

기재부, 그린북 8월호 발간

향후 경기 '불확실성 확대' 두 달째

경기가 하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나오는데도 정부가 9개월째 우리 경제가 회복세라는 판단을 유지했다. 판단 근거는 수출 호조가 유일하다. 다만 향후 경기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전망을 두달째 이어갔다.

기획재정부는 10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중심의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생산과 투자가 조정을 받는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지난해 12월부터 9개월째 우리 경제의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을 이어간 것이다. 하지만 경기가 하강 국면이라는 평가도 많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KDI 경제동향’ 8월호에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은 비교적 양호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투자가 부진한 모습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소비 개선 추세도 완만해지는 등 내수가 다소 약화한 모습”이라고 최근 경제 상황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수요 측면의 상황을 반영해 반도체 등 일부 산업을 제외한 생산 측면의 경기 개선 추세는 더욱 완만해지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 역시 지난달 ‘하반기 이후 경제여건 및 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9%와 2.8%로 0.1%포인트씩 내려 잡은 바 있다.

이에 따라 그린북 7월호에서 처음 등장한 ‘불확실성 확대’라는 표현은 이달에도 쓰였다. 실제로 경제 지표들이 대체로 부진하다. 6월 전산업생산은 3개월만에 다시 감소로 전환했다. 전월 0.2% 증가에서 0.7% 감소로 돌아섰다. 자동차,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광공업 생산이 0.6% 감소한 영향이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5.9% 줄며 4개월 연속 감소했다. 2000년9월~12월 이후 처음이다. 건설투자 역시 건축과 토목 공사실적이 모두 줄면서 전월보다 4.8% 줄었다.



6월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0만6,000명 늘었다. 증가폭이 5개월 연속 10만명 전후에 그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소비와 수출이 그나마 선방했다. 6월 소비는 월드컵 특수로 음식료품, 신발, 가방 등의 판매가 늘며 전월보다 0.6% 증가했다. 7월 소비 속보치를 보면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1년 전보다 2.8% 증가해 석 달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정부가 7월19일 출고분부터 승용차 개별소비세를 30% 인하한 효과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7월 수출은 석유제품, 철강, 반도체 등이 증가하며 5개월 연속 500억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1∼7월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증가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5조원 규모의 재정보강과 개별소비세 인하 등 경제활력 제고 노력과 함께 혁신성장 가속화 등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민생 개선에 정책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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