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7월 생산자물가지수’를 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전월대비 0.4% 상승했다. 설 연휴와 폭설이 겹친 지난 2월 이래 최대폭이다. 폭염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전월대비 7.9%, 축산물 가격이 3.5% 각각 뛰었다. 품목별로는 배추(90.2%), 무(60.6%), 시금치(130.4%) 등이 폭등했고, 여름 대표 과일인 수박도 13.2% 올랐다. ‘복날’이라는 계절적 요인으로 닭고기(14.3%)와 달걀(22.7%)도 큰 폭으로 올랐다. 신선식품 물가는 전월대비 8.3% 올랐다.
공산품은 전월대비 0.3% 올랐다.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석탄 및 석유제품(2.9%)이 큰 폭으로 올랐다. 한시적 누진제 완화로 전력은 2.3% 내렸지만 도시가스는 3.8% 상승했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상품, 서비스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공급물가도 유가 상승으로 0.9% 올랐다.
농수산물 가격 급등 현상은 이달 중순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이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배추(포기)는 5,813원, 무(개)는 2,128원으로 평년보다 각각 65.2%, 63.8% 각각 뛰었다.
시장에서는 제19호 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관통하면 과수 낙과와 벼 침수 등으로 농산물 가격이 더 오르면서 다음달 하순 추석물가에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주요 제수용품인 사과(아오이·10kg)는 약 4만원으로 전달(2만7,500원)보다 45% 올랐다. 또 태풍 이동 경로인 강원도 등지에서 재배중인 배추, 무 등도 직격탄이 예상된다.
정부는 태풍에 대한 비상대비 태세에 들어갔다. 농식품부는 “이번 솔릭과 이동경로가 유사했던 ‘루사’와 ‘볼라벤’ 등은 농작물 침수와 시설 파손 등 농업 분야에 큰 피해를 줬다”며 “이번 태풍 역시 강풍에 따른 과수 낙과, 비닐하우스·인삼재배시설 파손 등 농경지 피해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농식품부는 △과일 조기 수확 △과수 낙과 예방 △배수로 사전 정비 △축사 안전점검 등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