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소비와 투자·수출 등의 경기 부진에 국제유가 상승이라는 외부 악재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GNI는 국내총생산(GDP)에 자국민이 국외로부터 받은 임금·이자·배당소득 등을 더하고 외국인에게 지급한 소득을 제외해 산출된다. 통상 국제유가가 오르거나 환율이 상승(원화 가치 하락)하면 GNI는 떨어진다. 국제유가는 올해 들어 상승세를 보여 배럴당 70달러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3·4분기에도 소득 증가율이 높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 재개와 베네수엘라의 경제위기에 따른 석유생산 차질이 우려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연말 90달러대로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여기에 남북 해빙 무드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던 원화 가치가 최근 조금씩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음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원화 가치는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올해 1인당 명목 GNI 3만달러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올 상반기 명목 GNI가 3.4% 증가했고 원화도 전년보다는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하반기에 원화 가치가 급락하는 등의 이변이 발생하지 않는 한 3만달러는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비가 소폭 증가하면서 2·4분기 총 저축률은 34.6%로 전 분기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처분가능소득이 전기보다 1.1%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최종소비지출은 1.5% 늘었기 때문이다. 국내총투자율은 건설 및 설비투자 감소의 영향으로 전기보다 0.4%포인트 하락한 31.0%를 기록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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