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가 일상생활 중에도 소액으로 손쉽게 펀드에 투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에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하고 있다. ‘편드=목돈투자’라는 선입견을 없애고 재테크에 관심 없는 사람들도 자산관리를 습관화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시장 반응도 좋은 편이라 모바일 지갑·결제서비스 등과 융합한 ‘초간편·간단’ 투자 상품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펀드온라인코리아와 삼성전자는 ‘펀드슈퍼마켓 삼성페이 서비스’를 공식 오픈한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추가적인 애플리케이션 설치 없이 삼성 스마트폰의 ‘삼성페이’ 내에서 간단하게 비대면 계좌를 개설하고 펀드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소액으로 시작할 수 있는 다양한 자산관리 툴을 탑재하고 공인인증서를 없애 거래시간 단축 등 모바일 이용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가장 큰 장점은 오프라인 대비 투자비용이 저렴하고 펀드온라인코리아가 운영하는 ‘펀드슈퍼마켓’의 1,875개 펀드상품 정보를 쉽게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1,000만 삼성페이 사용자는 펀드 상품별 상세 정보, 투자자 선호 펀드, 수익률 상위펀드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하고 매일 커피 한 잔 값을 투자해 자산을 불릴 수 있다. 펀드온라인코리아 측은 “펀드슈퍼마켓 S클래스를 제공해 오프라인 대비 저렴한 투자비용으로 최종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다”며 “온 국민 자산증식에 기여하고자 하는 공적인 의미를 담아 이 서비스를 내놓게 됐다”고 소개했다.
별도의 앱 없이 ICT를 활용해 일상생활에서 투자할 수 있도록 한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SK증권과 SK플래닛은 지난해 9월 모바일 지갑 서비스 ‘시럽월렛’ 내에 ‘시럽웰스’를 마련해 금융상품의 가입과 투자가 가능하도록 했다. 펀드온라인코리아가 모바일결제 플랫폼을 소비자와의 접점으로 활용했다면 SK증권은 모바일지갑을 통해 소비자를 만나는 것이다.
시럽웰스 역시 비대면 증권계좌 개설이 가능하며 간편하게 체크카드 발급도 가능하다. 상품가입, 인공지능(AI) 기반의 금융추천·운용 서비스 등도 제공한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특별금리는 연 3.5% 수준으로 채권과 펀드에 1,000원부터 투자가 가능하다. 서비스 출시 1년 만에 회원 14만명, 관리자산 650억원을 넘어섰다. 389만명이 넘는 시럽월렛 이용자는 신분증만 있으면 별도 앱 설치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회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핀테크 브랜드인 토스(Toss)를 새로운 채널로 활용하고 있다. 두 회사가 제휴해 선보인 ‘신한-토스 CMA’는 20~3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지난해 1년 만에 57만계좌를 돌파했다. 이 서비스도 단돈 1,000원부터 펀드에 가입하거나 매수·수익률관리·환매 등을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서비스 시작 후 지난 7월 말까지 33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또 올 4월에 이 계좌를 이용해 시작한 해외주식 투자서비스도 지금까지 1만3,000명을 넘는 소비자가 이용했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공모펀드 규모가 계속 줄어들면서 더 많은 개인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며 “20~30대 투자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전자 지갑·모바일 같이 편의성과 접근성이 높은 ICT 기술을 활용하는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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