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5일 “지금 상황을 두고 우리 경제가 망했다거나, 위기라고 하는 것은 지나치고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라며 “거시적으로는 적정한 성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 실장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에서도 성장률이 상당한 상위권에 속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 실장은 “수출도 500억 달러를 사상 최초로 5개월 연속으로 달성할 정도로 좋다”며 “소비도 비교적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장 실장은 다만 고용지표 악화에 대해서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께 정말 죄송하다”면서 “이건 반드시 회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실장은 “지난달 취업자가 수가 전년 대비 5,000명 증가에 그쳤다. 과거에는 20만명, 안 좋을 때도 10만명을 기록했던 수치”라며 “굉장히 많이 줄어든 것은 분명하다”고 언급했다.
장 실장은 그러면서도 “전체 생산 가능한 인구 중에서 일하는 사람이 얼마인지를 따진다면 분명히 지금 상황이 나쁜 것은 아니다”라며 “분모(생산 가능 인구)가 급격하게 줄면서 취업자의 절대 수는 줄어드는데 고용률은 올라가는 현상도 있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장 실장은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해서는 “과거 정부에서는 창조경제, 녹색성장 등 투자중심 성장 정책을 폈지만, 성장률이 높아지지 않았다”며 “그래서 가계의 소득을 늘려주고, 비용을 줄여주고,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는 소득주도성장을 펴는 것”이라고 정책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 문제만을 얘기하며 실패했다고 하는 것은, 큰 그림을 보지 않는 정당하지 않은 평가”라고 반박했다. 장 실장은 정부의 혁신성장과 관련 ‘특정 산업분야를 키우기 위해 규제를 풀면서 (진보진영에서) 정책 후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사회자가 질문하자 “그렇게 보실 수 있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고 꼬집었다.
장 실장은 “혁신성장은 과거 정부에서 했던 성장정책의 연장”이라면서도 “단, 과거 정부는 하나의 성장축만으로 경제정책을 폈다면, 문재인정부는 혁신성장과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두 개의 성장축을 만들었다는 구조적 변화를 봐달라”고 호소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실수요 주택을 중심으로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장 실장은 “강남이니까 다 세금을 높여야 한다는 방식은 곤란하다. 단, 투기가 생기는 부분에 대해 분명히 세금으로 환수해야 한다”며 “9월부터는 전국의 모든 부동산을 누가 소유하고 누가 임대를 하는지 등을 완벽하게 파악하는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고 시사했다.
‘부동산 정책에 정부가 개입해도 결국은 시장이 이기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거주를 위한, 국민의 삶을 위한 주택 정책은 시장이 이길 수 없다”며 “국민의 실거주를 위한 정책의 경우 시장에 맡겨야 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장 실장은 “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정부가 다 제어할 수 없고, 제어할 이유도 없다. 예를 들어 맨하탄이나 베벌리 힐스 등의 주택 가격을 정부가 왜 신경 써야 하나”라며 “그러나 중산층이나 서민이 사는 주택 가격에는 정부가 관여하고 안정시켜야 한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실장은 “모든 국민이 강남에 가서 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살아야 할 이유도 없고 거기 삶의 터전이 있지도 않다”며 “저도 거기에 살고 있기 때문에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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