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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트럼프노믹스의 공과 실

오성진 조인에셋투자자문 운용대표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글로벌 무역전쟁이 지속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고율 관세 부과 전략은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는 반면 무역전쟁의 상대 국가는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역전쟁은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정책적 변수지만 트럼프의 진정한 의도는 글로벌 무역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다. 세계 경제의 동반 성장세를 이끌어왔던 세계화는 미국이 소비를 담당하고 이머징 국가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제품을 생산하는 역할을 감당하면서 윈윈 성장을 해왔다. 이 결과 미국은 무역적자와 재정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달러 국채를 지속적으로 시장에 공급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에 빠졌다. 이 같은 악순환의 판을 바꾸고자 하는 것이 ‘트럼프노믹스’다. 올해 본격화된 무역전쟁은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높은 관세를 부과해 수입을 줄이는 동시에 무역전쟁의 상대국에 수출을 확대하려는 전략이다. 무역전쟁으로 미국의 무역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서는 제조업 경쟁력을 높여 수출이 늘어나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국 기업에는 법인세를 낮춰주고 해외에서 발생한 수익을 미국으로 들여와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세금을 줄여줬다. 최종적으로 트럼프노믹스가 의도하는 것은 미국은 생산을 담당하고 이머징 국가가 소비를 담당하는 역할 변화를 꾀하려는 것이다. 이 같은 효과는 중간선거가 끝난다고 해결되는 이슈가 아니기 때문에 무역전쟁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올해만 보면 법인세 효과로 미국 기업의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에도 불구하고 해외 배당금 유입과 달러자산 선호 효과로 유동성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무역전쟁으로 세계 각국의 투자와 소비가 위축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낮아져 미국 경제는 골디락스 상황을 맞고 있다.



그러나 조금만 시야를 넓혀 보면 미국의 나 홀로 호황은 지속되기 어려운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달 말 미국 정책금리 인상은 확정적이고 오는 12월과 내년 세 차례의 금리 인상이 예고되고 있다. 금리 인상 정책의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저인플레이션이 유지될 경우 금리 인상이 지연되면서 골디락스 상황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역전쟁의 확대로 고율 관세 상품이 늘어날 경우 미국 내 인플레이션율이 상승하고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는 빨라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미국 가계는 생각보다 빈곤에 처할 수 있다. 달러 강세로 미국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되고 미국 제품을 소비해줘야 할 신흥국의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무역전쟁의 부메랑은 미국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금리 상승의 속도가 빨라지면 자산 버블 붕괴로 금융위기가 나타나게 되고 미국 정부도 사회보장·메디케어 관련 예산을 대폭 축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결국에는 세계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타협의 과정이 전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글로벌 경제와 금융은 양면의 얼굴을 가지고 있기에 한 국가만이 독점적 수혜를 누릴 수는 없다. 역발상의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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