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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부품·소재주도 휘청...外人, 코스피서 5년만에 최대 매도

■반도체 또 '모건스탠리 쇼크'

모건스탠리 "PC·모바일·서버용 D램 수요 감소" 지적

업계 "수요 견조·낸드는 공급 늘려...이해 못해" 반박





한 달여 만에 또다시 발간된 모건스탠리 반도체 보고서로 인해 미국의 주요 반도체주와 국내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관련 부품·소재주까지 추락했다. 모건스탠리는 기존 보고서에서도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에 따른 ‘슈퍼사이클의 종료’를 경고했지만 이번에는 최근 수 주간의 급격한 수요 변동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반도체 호황 유지의 근거였던 서버용 반도체 수요조차 약화될 기미가 보인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반도체 업계에서는 “D램 수요는 견조하며 낸드는 오히려 고객사에서 원해 공급을 늘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7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뿐 아니라 중소 반도체주도 추풍낙엽이었다. 테스가 6.17%, 원익IPS와 하나머티리얼즈(166090)가 각각 5.32%·4.81%, 피에스엠씨(024850)유니테스트(086390)가 4.2%·2.79%씩 떨어졌다. 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는 마이크론이 9.87%, 장비업체인 KLA-텐코어도 9.72% 급락했다.

모건스탠리 보고서는 최근 수 주간 나타난 D램 수요의 급작스러운 감소와 그에 따른 업황 전망 악화를 우려했다. 션 킴 애널리스트는 “지난 8월 이후 수요가 줄어든 반면 4·4분기 가격 유지를 위해 제조사들이 쌓아놓은 재고는 늘어났다”며 “특히 최근 수 주 동안 D램 구매에 대한 고객사 태도가 상당히 바뀌면서 가격 압박도 커지고 있다”며 내년 반도체 업종 실적에 대한 리스크를 경고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D램 가격·판매량을 지탱해주는 서버용 D램 부문에서는 대형 사업자들의 수요 감소가 관측됐고 모바일용 D램은 미국·중국의 재고가 증가한 반면 수요는 감소했다. PC용 D램은 암호화폐 채굴 열기가 사그라들고 게임용 반도체 수요가 줄면서 4·4분기 약세가 관측됐다. 킴 애널리스트는 “특히 최근 몇몇 클라우드컴퓨팅 분야의 고객사들이 D램 구매를 줄였고 이는 고객사들이 자체 보유 재고를 줄이거나 예정된 투자 규모를 줄인다는 의미”라며 “한국의 D램 제조사들은 3·4분기에 최소 4주분 이상의 재고를 보유 중일 것으로 추정되며 최근 2개월 동안 생산량이 출고량보다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근 한국 반도체주 반등에 대해서도 ‘기술적 반등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킴 애널리스트는 “최근 한 달간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반등했지만 펀더멘털의 변화라기보다는 기술적 반등”이라고 밝혔다. 모건스탠리는 이번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뿐 아니라 대만의 난야과기·윈본드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는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용 서버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중국 알리바바는 2·4분기 시설투자가 1조6,0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9% 증가했다고 밝혔고 구글의 상반기 시설투자 규모도 11조8,606억원으로 101% 늘었다. 단순한 트래픽 처리가 아닌 머신러닝·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해 더 크고 더 빠른 서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버용 D램은 수급이 타이트한 상황이고 노란불이 켜졌다는 이야기는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침체됐던 PC 시장도 살아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4분기 PC 출하량은 6,12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PC의 분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것은 2012년 1·4분기 이후 6년 만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태블릿이 PC 대체재로 주목받았지만 결국 PC가 업무용으로는 가장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5~6년 전 공급됐던 대규모 PC의 교체 주기가 다가온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재고 증가에 대해서는 반도체 수요처가 다양화된 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PC에서 모바일, 서버, 일반 소비자 등으로 수요처가 늘면서 고객사 상황이나 시장 변화에 따라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도록 재고를 늘릴 필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반도체 재고 일수는 2015년 이후 추세적으로 증가하고 있었다”면서 “단순한 재고 일수 증가가 반도체 업황 부진의 시그널이라면 2015년 이후의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설명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낸드 가격의 하락세는 명확하지만 가격이 떨어지면서 오히려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도 관측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에서 원해 공급을 늘리는 과정에서 가격이 다소 조정되고 있지만 가격 하락이 무조건 잘못됐다고 보는 것은 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한편 반도체주가 타격을 입은데다 신흥국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재점화되면서 외국인투자가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이틀 만에 1조원을 순매도했다. 7일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순매도 금액은 7,735억원으로 2013년 6월21일(8,009억원) 이후 5년여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일 2,923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까지 감안하면 이틀 만에 1조원을 빼간 셈이다. /유주희·신희철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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