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정권 수립 70주년을 맞아 오는 9일부터 선보일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 공연에는 자신들의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한 요소를 적극 포함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북한 국가관광총국이 운영하는 사이트 ‘조선관광’은 공연장인 5월1일 경기장에서 열린 집단체조 리허설 장면을 담은 것으로 보이는 43초 분량의 예고 영상과 사진 27장이 첨부된 게시물을 지난 7일 게재했다.
‘대(大)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이라는 뜻의 영문 자막과 함께 시작되는 예고 영상에는 북한이 5년 만에 야심 차게 재개하는 집단체조 모습이 비교적 상세히 담겨 주목된다.
장내가 어두운 가운데 무대 바닥에 백두산 천지의 대형 영상이 나타난다. 이어 바닥의 대형 인공기 영상, ‘경축 70’이라는 문구와 함께 불빛들이 공연장 상공에 ‘빛나는 조국’이라는 글자를 새긴 모습이 나온다.
북한은 부채춤, 장구춤, 인라인스케이트를 탄 어린이들의 행렬 등 일사불란한 군무와 함께 바닥에 색색의 조명이나 영상을 상영하는 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며 여성 피아니스트의 독주 장면도 보였다.
피날레로 보이는 장면에서는 카드섹션으로 만들어진 ‘조선아 영원무궁 만만세’라는 문구와 함께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특히 핵과학을 상징하는 ‘원자 모형’을 형상화한 대형 빛 그림을 공연장 바닥에 등장시킨 사진도 있어 눈길을 끈다.
과학기술을 강조해 온 김정은 정권이 이번 집단체조에서 자신들의 기술력이 국제사회와 비교해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과시하고, 이를 통해 체제 우월성을 선전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의 집단체조는 최대 10만 명의 인원을 동원해 체조와 춤, 카드섹션 등을 벌이는 대규모 공연으로, 정권 홍보 및 체제 결속 수단으로 활용된다.
‘조선관광’은 게시글에서 “‘빛나는 조국’은 공화국이 걸어온 자랑찬 70년 역사를 예술적 화폭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5월1일 경기장의 거대한 입체적 공간이 관광객들의 환호성으로 가득 차게 될 그 날은 바야흐로 다가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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