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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中企 혁신으로 양질의 일자리 만들어야

노규성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일자리 관련 뉴스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고 있다. 고용이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다 보니 그로 인한 사회적 우려가 상당하다. 반면 주요국의 고용은 회복세에 있다. 특히 미국의 일자리는 사상 최대 호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과의 무역전쟁 강도를 높여가는 탓에 전 세계 경제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지만 정작 미국 기업들은 사람이 없어 뽑지 못할 지경이라고 한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 7월 중견기업이 11만9,000명을 신규로 채용했고 50명 미만의 중소기업은 5만2,000명을 채용했다. 이는 같은 기간 4만8,000명을 채용한 대기업을 훨씬 능가한다. 미국의 일자리 호황은 대기업이 아닌 중견·중소기업이 이끌고 있는 셈이다.

안타깝게도 우리의 상황은 여의치 않다. 올해 하반기 채용계획만 보더라도 대기업은 이미 91.1%가 채용 계획을 확정했지만 중소기업은 52.3%에 그치고 있다. 이마저도 전년 수준을 간신히 유지한 수치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구인을 원하는 중소기업이 있다 하더라도 가고자 하는 젊은이들이 없다는 것이다. ‘실업자는 늘고 있지만 일할 사람을 구하려 해도 구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IBK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 중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은 8.8%에 불과하다. 쉽게 말해 급여 높고 복지 좋은, 매출이 지속 상승하고 영업이익률이 높고 연구개발(R&D)에 많은 투자를 하는 전망 좋은 중소기업이 적다는 뜻이다.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 ‘학력 인플레’의 사회에서 대학을 마친 젊은이들이 원하는 좋은 직장이 눈에 띄지 않는 것이다.



중소기업 성장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혁신형 중소기업이 많이 생겨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이끌어 가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정부는 우선 이런 중소기업을 키워내기 위해 규모와 업종 특성에 기반해 차별적인 육성·지원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최근 중소기업 현장의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 40여명의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이 주된 이슈였지만 희망을 발견한 것이 스마트공장이다. 선도적으로 스마트공장을 도입해 정착한 기업에서 현장 인력은 다소 감소했지만 엔지니어, 소프트웨어(SW) 관리, 데이터 분석 등 전문 인력의 수요가 늘어나며 고용이 늘고 있었다. 결국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중소기업의 스마트화에 답이 있다. 때마침 정부도 스마트공장의 확산을 위해 다양한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으니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우리 청년들의 중소기업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도 해소할 필요가 있다. 아직 열악한 환경의 기업도 많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업적을 이루며 성장해가는 중소기업도 많다. 가고 싶어도 몰라서 못 가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이미 산학협력제도를 강화해가는 대학이 많지만 기업연계형 장기현장실습(IPP) 등 청년 인턴십 제도를 더욱 확대해 우리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판단하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중소기업이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우리 청년들이 스스로 중소기업을 찾아가는 환경이 조성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가야 할 길이고 해야 할 일이다. 청년이 희망하는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이 혁신 성장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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