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업계는 VVIP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은밀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연회비가 수백만원에 달하지만 압도적인 혜택으로 무장한 카드에 가입하도록 명사나 자산가들에게 먼저 접촉한다.
국내 카드 중 연회비가 가장 높은 카드는 현대카드가 지난해 출시한 ‘더 블랙 에디션2’다. 이 카드의 연회비는 250만원으로 발급 신청 과정이 없다. 현대카드가 먼저 초청한 사람들만 가입 대상으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포함된 8명의 심사위원이 참여하는 ‘더 블랙 커미티’라는 심의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최종 가입을 승인해야 발급이 된다. 특1급 호텔과 명품 브랜드 및 면세점 바우처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가수 지드래곤이 자신의 노래를 통해 ‘내 카드는 블랙, 무한대로 싹 긁어버려’라고 불러 대중적인 유명세를 탔다.
이 외에도 삼성카드의 ‘라움 오’와 KB국민카드의 ‘탠텀’, 하나카드의 ‘클럽1’이 연회비 200만원의 VVIP카드다. 탠텀 카드는 국민은행의 프라이빗뱅커(PB) 센터 전용 룸 이용 등 다양한 자산관리 혜택 서비스로 차별화했으며 클럽 1은 SK텔레콤의 최신 스마트폰을 주는 혜택을 제공한다. 연회비 100만원대 VVIP카드로는 신한카드 ‘더 프리미어’, 롯데카드 ‘인피니트’, 우리카드 ‘로얄블루1000’ 등이 눈에 띈다. 로얄블루1000은 3인 이상 해외 동반 여행 시 1인 항공권 무료 등 연 1회 100만원 상당의 혜택을 준다. 이 같은 VVIP카드는 카드사가 먼저 연락을 하는 사람이 주된 가입 대상이다. 억대의 연간 소득과 수십억원에 달하는 금융자산을 갖춰야 발급이 가능하다.
컨시어지 서비스(비서업무)는 VVIP 카드만이 제공하는 서비스다. 회원의 요구에 따라 여행 일정을 계획해주는 것은 물론 레스토랑이나 공연 예약을 대행해주기도 한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비싼 연회비를 받고도 VVIP카드 영업으로 대부분 적자를 낸다”면서 “하지만 VVIP회원의 이용 금액이 큰 데다 기업 소유주인 경우 법인 카드 영업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은 최근 들어 고정 고객 확보를 위해 VIP를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카드도 속속 내놓는 모습이다. 연회비 10만~20만원 정도이면서도 공항라운지 무료 이용 서비스나 특급호텔 할인 등을 제공한다. 롯데카드의 L20, 하나카드의 클럽 프리미어, 현대카드의 더 그린 등이 대표적이다.
보험사들도 VVIP 고객을 위한 금융 서비스 및 상품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생명은 상속재원 마련부터 노후생활 대비나 자산관리 목적으로 고액의 종신보험에 가입하려는 고객을 위해 VVIP종신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주보험 가입금액 10억원 이상 설계가 가능한 상품으로 고액의 사망보장을 통해 상속재원을 마련하려는 고객에게 적합하다. VVIP종신보험은 실적배당형 상품인 ‘VVIP변액유니버설종신’과 금리연동형 ‘VVIP유니버설종신’으로 나뉜다.
교보생명은 ‘교보노블리에종신보험’을 판매 중이다. 최저 가입금액은 10억원 이상인 상품으로 최초 가입 때 사망보험금이 그대로 유지되는 기본형과 가입 후 매년 5%씩 늘어나 20년 뒤 보험금이 두 배가 되는 체증형 등 두 가지 유형으로 가입할 수 있다. 이 밖에 한화생명의 ‘스마트 CEO 정기보험’ 상품은 최대 가입금액이 30억원으로 물가 상승에 대비해 연령이 높아질수록 사망보험금이 최대 두 배까지 늘어나는 체증형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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