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최근 서울 집값 상승 요인으로 공급 부족, 지방과 격차 확대, 금융완화 기조 등을 지목했다.
한은은 20일 금융통화위원회에 보고한 금융안정상황(2018년 9월) 자료를 통해 주택시장이 2016년 이후 지방에서 가격 하락세를 보이지만, 수도권은 서울을 중심으로 상승세라고 분석했다.
특히 서울은 비강남권으로도 매수세 유입을 보이며 서울 전역이 상승세를 보였지만, 울산과 경남, 충북 을 비롯한 지방은 하락세를 기록했다. 또한,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5.6%인데 반해 지방은 -2.1%를 기록했다.
한은은 서울 집값 상승 요인 중 공급부족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했다. 멸실주택 증가 등으로 주택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미분양 주택도 거의 없다.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수도권도 지난 7월 기준으로 미분양이 9,000호에 불과한 상황이다.
그 외에도 한은은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요인으로 꼽았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상승 기대로 서울지역에 투자수요가 집중됐다는 것이다. 이는 서울과 지방 간 집값 상승률 격차가 커진 것이 원인이다. 실제로, 서울 지역 매매수급동향 지수는 지난 8월부터 수요우위로 급격히 전환했으며, 강북지역도 수요우위가 높다.
한은은 그 외에도 저금리도 서울 집값 상승의 한 요인으로 선정했다. 전반적인 금융상황 완화기조가 이어져 다른 투자자산에 비해 수익률이 높은 부동산시장에 유동성 공급이 지속됐다는 것이다. 부동산 익스포저는 작년 말 1,792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9.1% 올랐다. 이는 부동산 관련 기업 대출이 확대된 것이 원인이다.
개인사업자대출도 부동산임대업 중심으로 증가세가 계속됐다. 자영업자 대출 가운데 부동산업(임대업 포함) 비중이 40.9%인데 2014년 이후 연 평균 18.3% 증가했다. 이는 이 기간 제조업(2.6%) 증가율의 7배에 달한 수치이다. 또한, 지난해까지 10년간 누적 투자수익률을 보면 아파트와 주택이 55.8%와 48.9%로 주식(코스피) 30.1%, 은행 정기예금(1∼2년, 신규취급) 36.3% 보다 훨씬 높았다. 이에 한은은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이 높은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부동산 부문 익스포저도 커지는 데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 밖에 부동산업 자영업자는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2013년 117%에서 2017년 181%로 크게 상승했다. 이는 차입을 통한 실물자산 투자가 활발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은의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대비 부채규모(LTI)는 지난해 338%로 평균(189%)에 비해 훨씬 높았다. 또한, 소득대비 원리금상환규모(DSR)도 부동산이 58%로 평균(42%) 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31일 금통위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지역의 개발계획, 거기에 따른 가격 상승 기대가 확산하고 하는 점, 시중에 대체 투자처가 마땅하지 않은 점 때문”이라며 “풍부한 유동성이 하나의 요인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이 서울 부동산 시장으로 쏠릴 환경이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이어서 “금융 불균형 축적을 방지할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금융안정에 유의할 필요성은 더 높아졌다”고 밝혔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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