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올해도 우승은 두산일까.
2위 SK를 무려 13경기 차로 따돌리고 조기에 KBO리그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두산 베어스는 한국시리즈 준비 기간을 한 달 넘게 벌었다. 한국시리즈 직행팀의 최종 우승 확률은 85.2%에 이른다.
두산은 지난 25일 넥센과의 잠실 홈경기에서 13대2로 승리해 86승46패로 남은 12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2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1995년과 2016년에 이은 통산 세 번째 정규시즌 우승이며 한국시리즈 진출은 2015년부터 네 시즌 연속이다. 지난해는 정규시즌 2위로 한국시리즈에 올랐으나 KIA에 밀려 준우승했다. 두산은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1982·1995·2001·2015·2016년에 이어 ‘V6’에 도전한다. 준플레이오프 제도가 도입된 1989년부터 지난해까지(1999·2000년 양대리그 제외) 치러진 27차례의 한국시리즈에서 정규시즌 1위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한 것은 23차례다. 확률로는 85.2%다. 두산은 오는 11월 초 시작되는 7전4승제 한국시리즈를 한 달 넘게 준비할 수 있다. 26일 넥센을 9대8로 누르고 87승째를 올린 두산은 2016년 작성한 93승(1무50패)을 넘는 역대 한 시즌 최다승 기록 경신도 넘본다.
2016년 더스틴 니퍼트-마이클 보우덴-장원준-유희관으로 이어지는 ‘판타스틱4’로 통합우승을 완성한 두산은 올해는 이용찬이 선발진에서 버팀목 역할을 해냈다. 김태형 감독은 마무리 이용찬을 선발로 돌리는 실험에 나섰고 이용찬은 시즌 14승(3패, 평균자책점 3.82)째로 정규시즌 우승을 결정지었다. 마무리로 돌아선 함덕주도 성공작이었다.
두산의 가장 큰 힘은 초호화 야수진에서 나왔다. 외국인 타자의 부진 속에 사실상 토종 야수들로만 팀을 꾸렸는데도 팀 타율이 3할을 넘는다. 김재환은 타이론 우즈의 42홈런을 넘어 베어스(전신 OB 시절 포함) 구단 사상 단일 시즌 최다 홈런(44개)을 터뜨렸고 KBO리그 최초의 3년 연속 3할 타율-30홈런-100타점-100득점의 금자탑도 세웠다. 영리한 볼 배합과 4할에 가까운 도루 저지율은 물론 타석에서도 0.350 안팎의 타율과 20홈런을 뽐낸 안방마님 양의지가 중심을 잡은 가운데 만년 백업이던 최주환은 시즌 20홈런을 돌파하며 든든한 주전으로 도약했다. 한 방이 있는 오재일과 군 복무를 마치고 시즌 중 돌아온 외야수 정수빈까지 호쾌한 타격과 최소 실책을 기록한 수비에서도 빈틈이 안 보인다.
과거 통계나 시즌 전력 등 거의 모든 면에서 두산의 통합우승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지만 변수도 있다.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두산은 2위 SK와 7승7패로 팽팽했다. 3위 한화에도 8승6패로 근소한 우세만 지켰다. 단기전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이유다. 두산은 LG전 13전 전승과 롯데전 12승3패 등 하위권 팀들을 압도하면서 많은 승수를 쌓았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몸 상태를 체크하면서 남은 시즌을 잘 마무리하겠다. 그다음에는 일본 미야자키에 가서 연습경기를 하면서 감각을 잘 유지하겠다”며 “준비를 철저히 하고 결과는 하늘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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