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70∼74세 고용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2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70∼74세 고용률은 33.1%로 OECD 평균(15.2%)을 2배 가까이 웃돌며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2위를 기록한 멕시코(28.3%)보다도 4.8%포인트 높다. 65∼69세 고용률 역시 45.5%로 아이슬란드(52.3%)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한국 고령자의 고용률은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통계청이 이날 펴낸 ‘2018 고령자 통계’ 보고서를 보면 55∼59세 고용률은 2000년 66.2%에서 작년 72.6%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60∼64세는 53.0%에서 60.6%로, 65∼69세는 42.9%에서 45.5%로, 70∼74세는 26.6%에서 33.1%로 각각 고용률이 높아졌다.
이처럼 한국의 노인 고용률이 높은 것은 노인들의 생활 기반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자 중 생활비를 본인 또는 배우자가 부담하는 이들의 비율은 61.8%였다. 이재원 통계청 사회통계기획과장은 “한국 노인은 생활비를 본인이 마련하는 비중이 높고 노후 준비가 잘 돼 있는 편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한 취업 경향은 노인을 상대로 한 설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기준 55∼79세 고령자 중 장래에 일하기를 원하는 이들의 비율은 64.1%로 작년보다 1.5%포인트 높아졌다. 근로를 희망하는 이유로 ‘생활비 보탬’을 답한 응답자가 59.0%로 ‘일하는 즐거움’이라고 답한 응답자(33.9%)보다 많았다. 생활비를 이유로 한 근로 희망자 비율은 2014년 대비 4.9%포인트 증가한 반면 일하는 즐거움을 위해 근로를 원한다고 답한 이들의 비율은 같은 기간 4.9%포인트 하락했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 2017년 OECD가 발표한 ‘불평등한 고령화 방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6살에서 75살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은 42.7%, 76세 이상 노인은 60.2%로 비교 대상 38개 회원국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OECD 평균과 비교해 보았을 때 우리나라의 66살에서 75살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은 OECD 회원국 평균인 10.6%의 4배, 76살 이상은 OECD 평균 14.4%의 4.2배에 달했다. 상대적 빈곤율은 소득수준이 빈곤선(균등화 중위소득의 50%에 해당하는 소득) 미만인 인구의 비율로 상대적 빈곤율이 높으면 가난한 계층의 인구가 많은 것으로 해석된다.
일하는 노인의 대다수가 질 낮은 일자리를 전전하는 점 역시 노인 빈곤율의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기준 55∼79세 취업자를 직업별로 분석했을 때 단순노무 종사자가 24.4%로 가장 많았고 이어 기능·기계조작 종사자 22.3%, 서비스 판매 종사자 22.1%, 농림어업숙련종사자 13.7% 등의 순이었다. 산업별로는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이 35.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도소매·음식숙박업 19.6%, 농림어업 14.4% 등의 분포를 보였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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