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방북 수행단 명단에 올랐던 기업들의 주가가 단기 급등했으나 이후 약세를 지속해 오히려 이전보다 주가가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호재’로 인식하고 투자했던 개미들만 낭패를 보게 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8일 보락(002760)은 3.24% 하락한 2,985원에 장을 마쳤다. 깨끗한나라우(004545) 역시 -2.99% 떨어져 2만1,100원으로 마감했다. 보락과 깨끗한나라는 지난 18~20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방북 명단에 포함된 구광모 LG회장의 테마주다. 보락은 구 회장의 장인인 정기련 대표가, 깨끗한나라는 고모부 최병민 회장이 각각 이끌고 있는 기업이다. 보락은 지난 17일 3차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방북 수행자 명단이 알려지자 2.35% 상승했고, 깨끗한나라우도 2.40% 오른 채 마감했다. 당시 장 초반에는 10% 넘게 오르기도 했으나 낙폭이 줄어들었고, 방북 이후에도 주가는 힘을 못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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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 인사로 수행단 명단에 포함된 작곡가 김형석씨가 회장을 맡고 있는 키위미디어그룹(012170) 마찬가지다. 방북 소식이 알려지고 571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이후 약세를 이어가 431원까지 하락한 상태다. 엔터주 강세 흐름에 소외됐다가 방북 명단에 올랐단 사실만으로 반짝 강세를 보였지만 오히려 제자리 걸음도 못하는 수준이다. 최대치를 기록했던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원래대로 돌아갔다.
최태원 회장이 방북한 SK(034730)는 최근의 강세 흐름을 이어갔지만 이는 북한을 다녀온 것과 크게 관련 없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방북 명단에 속한 인사들과 관련된 종목의 주가도 크게 올랐으나 이내 제자리를 찾아갔다”며 “화제성 뉴스만으로 주가가 오른다해도 지속되기 힘들고, 방북 명단에 속한 기업이 남북 경협에 나선다고 해도 대북제재가 유지되는 만큼 실제 수혜를 받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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