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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방탄소년단 유엔 연설

양창훈 HDC신라면세점 대표





“당신만의 목소리를 찾고 당신 자신을 사랑하세요.”

지난 추석 연휴에는 유난히도 굵직한 뉴스들이 많이 쏟아졌다. 그중에서도 많은 사람에게 가슴 뭉클함을 선사했던 장면은 다름 아닌 방탄소년단의 유엔 연설이었을 것이다.

그룹의 리더 RM(김남준)의 또박또박하고 자신감 넘치는 연설은 당당하면서도 진솔했다. 어린 시절을 회고하며 시작된 7분간의 전 세계를 향한 웅변은 한국민의 뿌듯함을 넘어 가슴의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사실 필자는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귀담아들어 본 적이 없다. 요즘 젊은 세대들의 문화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핑계 탓일지, K팝 인기의 지속성에 의구심을 갖고 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데 방탄소년단이 빌보드를 두 번이나 제패했을 때도 느끼지 못했던 감흥이 이제야 와 닫게 된 건 무슨 이유일까.

그들의 짧은 메시지 속에는 끝없이 부푼 꿈과 스스로를 사랑하는 자긍심, 나아가 더 이상 ‘반짝 스타’가 아닌 K팝의 미래를 대변하는 거대한 아티스트의 모습이 서려 있는 듯했다. 더불어 한류가 한때의 반짝 인기로 끝나지 않고 ‘문화로서의 영속성’이 유지되는 굳건한 토대가 마련됐다는 강한 확신에 사로잡혔다.

1980년대 중후반 갱스터와 무협·액션 영화류가 중심이 된 ‘홍콩 누아르’는 지금의 한류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식상한 소재의 판에 박은 영화를 무분별하게 찍어내면서 명성과 인기를 급격히 상실했다. 지금의 한류는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슈퍼스타의 등장으로 홍콩 누아르와는 비교할 수 없는 글로벌 팬덤을 형성해나가고 있다.



대중음악계에서는 단 한 곡의 노래만 흥행한 후 구름처럼 사라진 가수를 일컬어 ‘원 히트 원더(One Hit Wonder)’라고 한다. 기업으로 말하면 창업 후 반짝 히트 상품을 내놓은 후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쌓아야 하는 스타트업의 고뇌에 비교할 수 있겠다.

사실 대중문화에서 변함없는 인기를 구가하기란 기업에서 끊임없이 히트 상품을 양산하는 것보다 더욱 어려운 일이다. 가요뿐 아니라 팝의 역사에서 원 히트 원더들은 수도 없이 등장했다 사라졌다.

대중음악이나 기업 모두 지속 가능한 인기(성장)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장르의 개척자(퍼스트 펭귄)가 되거나 견고한 스토리텔링(1등 상품과 마케팅력)을 만들어야 한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원 히트 원더의 상당수는 순간의 유행에 편승한 복제음악(카피캣)인 경우가 많았다.

또 한 가지. 슈퍼스타를 만드는 원동력으로 ‘음악 앞에서의 겸손함’이 손꼽히곤 한다. 원 히트 원더들은 재능에 취한 나머지 발전 없는 음악과 구설수로 인기를 좀먹기도 한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멤버 전원이 작곡과 작사에 참여하며 음악의 범주를 넓혀가고 팬들과 대중 앞에 떳떳할 수 있게 행동한다.

이는 시장과 시대를 역행하고 고객의 요구에 귀 기울이지 않는 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방탄소년단의 성공신화는 기업과 경영자, 나아가 기성세대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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