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을 겨냥한 고강도 규제가 쏟아지면서 갈 곳 잃은 투자자들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다.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데다 소액투자 가능하고, 시중은행의 정기 예금 금리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 114가 조사한 올 상반기 전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5.15%를 기록했다. 반면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은행금리비교 자료에 따르면 신한·하나·국민 등 18개 시중은행의 정기 예금금리는 0.75~2.30%로 나타났다. 단순 계산상으로도 2배 이상의 차이가 나는 셈이다.
거래량도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도권에서 거래된 상업·업무용 부동산은 총 12만206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0만4191건 대비 17.2% 증가한 것으로 조사가 시작된 2006년 이후 최대치다.
■ 정부 규제로 오피스텔 시장도 양극화…안정성 높은 역세권 단지 강세
이러한 수익형 부동산 시장도 최근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오피스텔의 경우 일부 지역에서는 청약미달이 속출한 데 반해 역세권이나 업무지구처럼 소위 ‘돈이 되는 곳’은 오히려 치열한 경쟁률로 흥행에 성공하며 극과 극의 분위기를 자아냈다.
실제 지하철 1·4호선 금정역이 단지 도보거리로 인접한 ‘힐스테이트 금정역’ 오피스텔은 지난 6월 분양 당시 총 4만15개의 청약통장이 접수되며 최고 경쟁률 221.00대 1을 기록했다.
서울에서는 지난 3월 분양한 ‘논현 아이파크’ 오피스텔이 두 자릿수가 훌쩍 넘는 경쟁률로 열기를 달궜다. 지하철 7·9호선·분당선 등 3개의 노선이 지나는 환승 역세권 입지가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전문가는 “강력한 규제로 아파트 등 주택시장 투자에 대한 매력이 크게 줄다 보니 상대적으로 규제 여파가 덜한 오피스텔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금리인상과 규제 강화, 공급과잉 문제가 지적되면서 역세권 등 입지에 따른 쏠림 현상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선호도 높은 도심 역세권…1인 가구 겨냥 소형 물량 공급 ‘관심’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도 전국에서 약 1만1669실의 오피스텔 물량이 신규 공급될 예정이다. 이는 4만2646실을 분양했던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약 3만 실 이상 적은 수준이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역세권 등 인기지역 알짜 물량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요 유망 단지들도 이달 분양에 나선다. 한양건설이 서울 중구 황학동 1257번지 일대에 짓는 ‘황학동 한양립스 이노와이즈’는 투자자들 선호도가 높은 서울 도심 역세권 오피스텔이다.
이 단지는 지하 6층~지상 12층, 전용 19~31㎡, 총 363실로 규모로 1인 가구를 겨냥한 소형 특화설계와 첨단 풀퍼니시드 시스템을 적용했다. 청계천과 신당역(2·6호선)과 동묘앞역(1·6호선)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으며 이마트와 중앙시장, 왕십리뉴타운, 동대문패션타운 등이 인접해 있다.
신설 역세권 단지 중에서는 자이S&D가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지구에서 '별내자이엘라' 오피스텔을 선보인다. 지하 2층~지상 최고 26층, 전용 60㎡ 총 296실로 구성으로 지하철 4호선 연장선(2021년 예정) 개통 시 북부별내역(가칭)을 가깝게 누릴 수 있다.
대우건설도 이달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111번지 일원 대유평지구 2-2블록에 ‘화서역 파크 푸르지오 오피스텔’을 공급할 예정이다. 지상 4층~39층, 전용면적 23~59㎡, 총 458실 규모다. 1호선 화서역이 인접해 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역세권 오피스텔은 편리한 출퇴근 여건을 중시하는 젊은 직장인 수요가 꾸준해 불황에도 안정적인 상품으로 꼽힌다”며 “물론 역세권이라도 지하철역과의 거리나 노선, 환승 여부로 임대료와 시세 차이가 있는 만큼 철저한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동호기자 dong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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