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보수 통합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노선까지는 생각 안 해봤지만 내년 2월로 예정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국면이 제일 바람직한 시점입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대가 치러지고 나면 일(보수 대통합)이 힘들어진다”며 “선거가 다가올수록 ‘원심력’이 작용하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혹시 그때 안 되더라도 범보수 통합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총선 때까지 (보수가) 분열돼 있으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1년 무상급식 논란으로 시장직에서 물러난 오 전 시장은 약 7년간 중앙 정치 무대에서 한발 물러나 있었다. 그는 올해 2월 국민의당과의 합당에 반대하며 바른정당을 탈당했지만 현재까지 자유한국당에 입당하지는 않았다. 오랜 정치적 공백기에도 불구하고 오 전 시장은 지금도 보수 진영의 유력 잠룡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9월27~28일 조사한 범보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 따르면 그는 1,502명의 전체 응답자에서 5.3%의 선호도로 5위를 차지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리얼미터가 그보다 한 달 전인 8월27~31일 2,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보수층(487명) 사이에서의 오 전 시장에 대한 선호도가 황교안 전 국무총리(25.9%)에 이어 두 번째(9.9%)로 높았다는 것이다.
최근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부터 입당 제안을 받은 그에게 ‘통합 전대’ 출마 의사를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오 전 시장은 “(한국당이) 집단지도체제를 고려 중이라는 얘기가 자꾸 나오는데 그렇게 되면 선출 방법도 바뀐다”며 “전대 룰이나 지도체제가 결정되기도 전에 ‘출마한다’ ‘안 한다’를 결심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당의 혁신 작업도 지켜보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전원책 변호사가 진두지휘하고 있는 한국당 인적쇄신 기준과 관련해서는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지금 대부분의 당협위원장은 여당 시절에 구성된 인적 자원인데 여당 때와 야당 때 요구되는 인적 자원은 다르다”며 “여당은 국가 비전이나 정책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이 있는 인물을 필요로 한다면 야당은 전 변호사가 요즘 강조하는 ‘야성’과 보수의 가치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는 인사를 요구한다고 볼 수 있다. 자기 가치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열정도 생기고 비판력도 생기고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사진=권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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