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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인상에도 웃지 못하는 시멘트

시멘트 단가 최대 10% 올랐지만

원자재 유연탄 115弗까지 치솟고

업체간 가격경쟁 치열해져 울상

"누적된 경영난 벗기엔 역부족"





시멘트 업계가 최근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고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연탄 등 원자재 가격이 여전히 강세인데다 건설·주택 경기 전망 역시 밝지 않아 실적 개선이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멘트 업계는 이달 1일 거래분부터 톤당 단가를 6만 원대 중반 수준에서 7만1,000원 선으로 올리기로 지역 레미콘협동조합들과 합의했다.

두 업계는 지난 2014년 6월 시멘트 가격을 톤당 7만5,000원으로 하자고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업계 구조 개편과 시장환경 변화가 맞물리면서 할인 전쟁이 벌어졌고 올해는 전국 평균 가격이 6만4,400원까지 추락했다. 올 들어 시멘트 업계는 할인을 없애 7만5,000원을 받으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이번에 할인 폭을 축소하는 것으로 합의가 됐다. 시멘트는 지역과 업체 별로 거래 가격이 다른데 이번 인상으로 전국 평균 7만1,000원 정도의 거래가가 형성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이번 가격은 시멘트 업계가 2014년 이후 줄곧 주장한 7만5,000원보다는 낮지만 지역·업체 별로 5~10%의 단가 인상이 이뤄졌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건설 경기가 침체하고 주요 건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악재 속에 건설 기초소재산업을 대표하는 두 업계가 상생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대승적인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시멘트 업계가 웃지 못하는 이유는 이번 인상이 누적된 경영난을 벗어나기엔 부족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시멘트 제조를 위한 연료의 80%를 차지하는 유연탄 값이 부담이다.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유연탄 국제시세(뉴캐슬 6,300㎉/㎏ 기준)는 2013년 연평균 톤당 85.1달러에서 올해 110달러가 넘어갈 정도로 꾸준히 올랐다. 특히 올 들어서는 5월 102달러에서 7월 말 122달러까지 급등해 현재까지 115달러가 넘는 시세가 유지되고 있어 원가 부담이 더 커진 상황이다. 여기에 부원료인 석고와 수재슬래그 값도 올해 각각 6%, 2% 올랐고 온실가스 배출권 구입비용도 추가로 들어갔다는 설명이다. 쌍용양회, 성신양회, 삼표시멘트의 올 2·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4.8%, 38.6%, 86.7% 하락한 것은 이 같은 제조원가 상승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수요 측면에서는 건설·주택 경기 침체가 문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설 수주는 전년 대비 14.7% 감소한 136조8,000억원을 기록하며 빠른 감소세를 보일 전망이다. 올해 주택 분양은 지난해 대비 10% 이상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최근의 아파트값 급등과 9·13 부동산 대책 여파로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이 커져 예정됐던 분양일정마저 대거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업계 내부의 가격 경쟁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국내 시멘트 업계는 7개사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체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멘트 공장은 모두 기술력이 최소 수준으로 올라와 경쟁 요소는 가격밖에 없다”며 “최근 업계가 폐열발전설비 등 원가 절감을 위한 시설에 투자를 집중한 만큼 할인 전쟁이 언제든 되풀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멘트 가격은 세계에서 가장 싼 수준”이라면서 “남북경협이 본격화해 북한에 대한 시멘트 대량 공급이 이뤄질 경우에만 대전환이 가능한 구조여서 경협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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