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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시밀러 다음 격전지는 '바이오베터'

"기존 약품 효능·편의성 개선

신약 맞먹는 부가가치 창출"

셀트리온·삼성에피스 등 총력





글로벌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을 주도하는 국내 바이오·제약기업이 다음 격전지인 바이오베터(바이오의약품 개량신약) 시장 공략에 연일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바이오의약품 효능과 편의성을 개선한 바이오베터는 신약에 맞먹는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 ‘K바이오’의 차세대 대표주자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068270)은 지난 8월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바이오의약품 ‘램시마SC’의 임상 3상을 완료하고 연내 유럽의약품청(EMA)에 허가 신청을 위한 막바지 준비에 돌입했다. 램시마SC는 셀트리온이 앞서 정맥주사형으로 개발한 ‘램시마’의 제형을 피하주사형으로 변경한 제품이다. 램시마가 매번 환자가 병원을 방문해 의료진으로부터 처치를 받아야 하는 반면 램시마SC는 병원에 가는 번거로움 없이 환자 스스로 투약할 수 있다.

램시마SC의 오리지널 의약품은 존슨앤드존슨의 ‘레미케이드’다. 레미케이드는 첫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와 마찬가지로 정맥주사형이라는 점이 최대 단점으로 꼽혀왔다. 램시마SC가 유럽에서 승인받으면 세계 첫 레미케이드 바이오베터에 등극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17일 유럽에 출시한 바이오시밀러 ‘임랄디’에 기존에 일종의 ‘비밀 병기’를 탑재했다. 오리지널 의약품인 ‘휴미라’는 환자가 약을 투약하기까지 4단계를 거쳐야 하지만 임랄디는 2단계만 거치도록 자동으로 약물이 투입되는 ‘오토 인젝터’ 기능을 추가했다. 임랄디는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이지만 기존 바이오시밀러와 차별화한 바이오베터로 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휴미라는 매년 글로벌 의약품 매출 1위를 달리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지난해에만 20조원이 넘는 매출을 거두는 등 승승장구를 이어가자 바이오시밀러 역사상 최초로 5종이 동시에 유럽에 출시되며 경쟁구도를 형성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임랄디의 투약 편의성을 경쟁 제품보다 개선한 만큼 우위를 자신하고 있다.

바이오베터는 바이오시밀러와 마찬가지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에 기반을 두지만 차이는 확연하다.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 의약품과 엇비슷한 효능을 가진 복제약으로 분류되는 반면 바이오베터는 기존 제품에 비해 효능, 투여 횟수, 투여 방식 등을 개선한 개량 신약으로 구분된다. 이 때문에 오리지널 의약품에 비해 바이오시밀러는 70% 안팎의 가격이 책정되지만 바이오베터는 2~3배 비싸게 판매할 수 있다.

국내 제약사의 바이오베터 개발도 활발하다. 한미약품(128940)은 개발 중인 23종의 신약 중 10종의 임상시험을 바이오베터로 진행하고 있다. 모두 약효의 지속시간을 늘려주는 독자 기술인 ‘램스커버리’ 플랫폼을 적용했다. GC녹십자(006280)도 국산 첫 바이오베터이자 세계 두 번째로 개발한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의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바이오베터는 별도의 신약으로 분류돼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로부터 자유로운데다 신약에 버금가는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통해 경쟁력과 노하우를 확보한 국내 기업이 가장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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