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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애초부터 게임 안된 코스닥벤처펀드

권용민 증권부 기자





코스닥벤처펀드에 기대를 걸었던 개인투자자들의 탄식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정부가 세제혜택을 준다고 장려해 돈을 넣었지만 혜택보다 원금 손실이 훨씬 더 크게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 한 달 간 코스닥벤처펀드 수익률은 -20% 가량 된다. 130만원 세제혜택을 받으려고 3,000만원을 투자했다면 한 달 만에 600만원의 원금을 날린 셈이다. 이마저도 3년간 유지하지 않으면 세제혜택은 받을 수 없다.

증권가에선 ‘예견된 결과’ 라는 목소리가 높다. 애초 코스닥 시장에 개인들의 자금을 끌어들여 대규모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 끼운 단추라는 지적이다. 코스닥 부양이라는 정부 정책과 맞물려 ‘롱 온리(매수 위주)’ 전략을 취했던 공모펀드들은 변동성이 심한 장에서 취약성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검은 10월’ 한 달간 코스닥벤처 공모펀드 중 수익을 낸 상품은 단 한 개도 없다. 누적 수익률도 모두 마이너스다.

하지만 사모펀드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 달 폭락 장에서도 최대 5% 가까운 이익을 냈다. 손실을 낸 펀드도 -5% 이내였다. 공모와 사모의 성적표가 많게는 25% 이상 벌어진 것이다.



단순히 펀드매니저의 능력 차가 아니다. 사모는 폐쇄적이고 운용과 관련된 포트폴리오 공개 의무도 없다. 지수 하락기에 공매도나 선물매도를 취하거나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이용해 수익을 낼 수도 있다. ‘코스닥 부양’이라는 취지와 맞지 않아도 어떤 식으로든 하락장에서 방어가 가능하다.

하지만 공모는 다르다. 운용 포트폴리오를 공개해야 하기 때문에 선물매도같이 정부 정책을 반감시키는 전략은 취할 수 없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코스닥을 띄우기 위해 도입했는데 선물매도나 인버스 등으로 수익을 낼 수는 없지 않느냐”고 자조했다. 매수 위주의 공모펀드 투자자들은 급락장에선 방어 수단 없이 큰 폭의 손실을 감내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개인투자자는 정부가 세제혜택을 내걸며 투자를 독려하면 공모펀드로 몰릴 수 밖에 없다. 사모펀드는 대부분 최소 가입 금액이 억 단위 이상이라 접근이 어렵다. 코스닥 부양책이 결국 개미들만 피를 보게 되는 구조였던 것이다. 일시적이고 투자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정책이 아닌 코스닥 시장의 체질개선을 통한 실효성있는 대책이 나와야 할 때다./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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