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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①] 이재균 "'오늘의 탐정' 끝까지 함께 달렸기에 의미 있는 작품"

/사진=양문숙 기자




“끝까지 함께 달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지난달 31일 KBS 2TV 드라마 ‘오늘의 탐정’(극본 한지완/ 연출 이재훈)이 종영했다. ‘오늘의 탐정’은 귀신 탐정 이다일(최다니엘 분)과 열혈 조수 정여울(박은빈 분)이 의문의 여인 선우혜(이지아 분)와 마주치며 기괴한 사건 속으로 빠져드는 神본격호러스릴러. 여름 못지않게 더운 초가을을 겨냥하고 나온 드라마답게 안방을 서늘하게 만들 독특한 설정으로 빼곡한 작품이었다.

이재균은 ‘오늘의 탐정’에서 강력팀 신입 형사 박정대 역을 맡았다. 경찰이 되기로 결심한 지 1년 만에 경찰대에 합격한 박정대는 현실에서 꽤 특이한 인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귀신이 된 탐정, 귀신을 보는 탐정 조수, 무당 출신 부검의 등 비현실적인 캐릭터들이 즐비한 ‘오늘의 탐정’에서는 예외였다.

“‘오늘의 탐정’에는 굉장히 특별한 캐릭터가 많았죠. 그래서 저는 눈에 띄려고 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현실과 맞닿아 있는 박정대가 더욱 현실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 부분에 초점을 두고 연기했어요.”

박정대가 제 아무리 이성적인 형사라고 한들, 그는 결국 보이지 않는 귀신을 때려잡는(?) 형사가 돼야만 했다. 사랑하는 여자, 정여울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재균은 박정대에게 두려움의 대상은 귀신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박정대의 두려움이 무능함에서 오는 좌절감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정대가 느끼는 좌절감과 무능함을 그려내는 게 어려웠어요. 여울이를 제 뒤에 두고 어떻게든 지키려고 하는데, 앞에 보이는게 아무 것도 없잖아요. 할 수 있는 게 없는 거죠. 늘 좌절하고 자책하고 걱정하고, 그 감정의 연속이었어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데, 심지어 피해를 줄 수도 있으니까요. 정대는 그저 자신이 할 수 있다면 뭐든 하려고 했었어요.”

/사진=양문숙 기자


이재균은 보는 이도 편안한 연기를 위해서 박정대의 감정선에 주목했다고 전했다. 피해자 유족으로 만난 정여울을 향한 박정대의 짝사랑이 자칫하면 부담스럽고 갑작스러운 것으로 치부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여울이는 피해자의 가족이잖아요. 여울이는 굉장히 아픈 상황에 놓여져 있는데 정대가 여울이를 좋아하는 마음을 너무 호소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면 시청자분들이 불편할 거라고 생각했고요. 중간지점을 찾으려고 많이 노력한 것 같아요. 좋아하는 감정은 보여주되, 과하지 않게요.”



이처럼 이재균이 오롯이 박정대에게만 집중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가 내놓은 답은 생각 외로 명쾌했다. 서로 힘이 되어주는 동료들과 끝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 연기했기에 가능했던 것이었다.

“현장 자체는 되게 재미있었어요. 드라마 특성상 어려운 신 때문에 회의도 많이 했었고요. 특히 최다니엘 선배는 굉장히 에너지가 넘쳐요. 장난도 많이 치시고요. 덕분에 현장 분위기가 좋았어요. 본인이 출연하는 신이 아닌데도 제 신을 보러오시기도 했죠. 감사했어요. 박은빈 배우는 굉장히 똑부러져요. 종방연 후에 문자를 주고 받았는데, 저한테 ‘내가 알고 지낸 모든 순간이 정대였다. 너무 좋았다’라는 내용이었어요. 저한테도 박은빈 배우는 여울이 그 자체였어요.”

이재균이 연기한 박정대는 직접 밝혔듯, “늘 좌절하고 자책하고 걱정하고”의 아이콘 같은 인물이었다. 이재균은 딱딱하고 재미없을 수도 있는 그의 캐릭터에 인간미를 불어넣어준 사람으로 한상섭 소장을 연기한 김원해와 길채원 역을 맡았던 이주영을 꼽았다.

“김원해 선배한테 정말 많이 배웠어요. 사실 정대는 늘 사건에 치여서 항상 심각한 상태잖아요. 김원해 선배가 같이 하는 신이 있으면, 저한테 애드리브를 치셔서 제 캐릭터를 한결 풀어주셨어요. 정대를 숨 쉴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이주영 배우랑은 워낙 친해져서요. 촬영 막바지에는 장난으로 저를 툭툭 치더라고요. 하하. 현실 친구죠. 특히 주영이랑 붙는 신은 정대가 많이 풀어질 수 있는 부분이었는데, 케미가 더 잘 살았죠.”

화기애애한 현장 분위기와 배우들 간의 끈끈한 케미는 ‘오늘의 탐정’의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을 법도 하다. 하지만 ‘오늘의 탐정’은 2.1%(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라는 아쉬운 시청률로 퇴장했다. 이에 이재균은 무사히 완주한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전했다.

“아쉬웠지만 배우들은 배우들이 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 개의치 않았어요. 시청률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꾸준히 봐주시는 시청자분들도 계셨고요. 저희는 끝까지 달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렇다면 완주를 마친 지금, 배우 이재균에게 ‘오늘의 탐정’은 어떤 의미였을까.

“이번 작품으로 굉장히 많이 배웠어요.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넓게 생각해야 했거든요. 시야가 넓어진 느낌이랄까요. 좀 더 과감히 표현해봐야겠다는 생각도 해봤고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작품이에요.”

/심언경 인턴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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