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의 가장 큰 특징은 집권당 패배 징크스다. 1860년 미국에서 민주·공화 양당체제가 구축된 후 실시된 총 39차례의 중간선거에서 36차례나 대통령 소속 정당이 패배했다. 집권당이 이긴 것은 세 번뿐이다. 1934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1998년 빌 클린턴의 민주당과 2002년 조지 W 부시의 공화당이다. 중간선거 때마다 대통령의 고전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루스벨트는 1934년 선거에서는 이겼지만 4년 뒤에는 무려 72석을 잃었고 사상 첫 흑인 대통령이 된 버락 오바마는 2010년 63석을 공화당에 내줘야 했다. 이는 대통령선거에서 변화를 열망했던 지지자들이 2년이 지나도 별다른 변화가 없자 실망감을 표출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재집권을 하고 난 뒤에 치른 선거 결과도 좋지 못했다는 것이다.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들은 그 후 중간선거에서 어김없이 패했다. 루스벨트도 그랬고 해리 트루먼,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로널드 레이건, 오바마도 마찬가지였다. 단 하나의 예외는 클린턴이다. 클린턴은 1998년 하원 중간선거에서 5석을 더 늘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집권당 패배 기록의 희생양이 됐다. 6일 연방 하원의원 435명을 새로 뽑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민주당에 다수당 자리를 내줬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 앞에는 북한 핵 문제와 대중 무역전쟁, 이민정책 등 현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여소야대에도 자신의 스타일대로 밀어붙일지 아니면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지 지켜볼 일이다. /오철수 논설실장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