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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수료 인하가 몰고 온 카드사 감원 후폭풍

현대카드가 구조조정 초읽기에 몰렸다. 현대카드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경영진단에서 약 400명의 인력 감축이 필요하다는 결과를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실화한다면 현대카드 창사 이래 첫 감원 조치이자 올 들어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에 이어 세 번째 구조조정에 나선 카드사가 된다. 회사 측이 컨설팅 결과를 꼭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최근 수익성 악화를 고려할 때 인력 감축이 없으리라 믿는 이는 별로 없다.

기업이 경영을 잘못하면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현대카드의 인력 감축은 기업이 아닌 정부 정책의 책임이 크다. 금융당국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편의점주와 식당 주인을 비롯한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가맹점 수수료를 억지로 내렸다. 영세가맹점에 대해서는 신용카드 수수료를 아예 없애는 방안까지 마련했다. 가뜩이나 자동차 판매 부진 등 경영환경 악화에 시달리는 카드사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정부는 이것도 모자라 이번에는 카드사의 일회성 마케팅 비용을 1조~1조5,000억원가량 줄이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시장 점유율 확대에 쓰는 비용을 줄이면 가맹점 수수료를 더 많이 내릴 수 있다는 게 정부의 논리다. 수익 창출을 위해 열심히 뛰어야 할 기업에 영업을 하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없으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카드사 간 경쟁이 일어나면 서비스의 질이 높아지고 수수료가 낮아진다는 경제의 기본 원리도 무시됐다. 후유증이 없을 수 없다.



수익은 줄고 영업은 위축되는데 버틸 수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될까. 당장 카드 업계에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 테니 좋은 일자리가 줄어들 게 뻔하다. 정부가 지상과제로 내세운 일자리 확대에 역행하는 일이다. 비용절감을 위해 무이자 할부나 포인트 부여 등과 같은 혜택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소비자 편익 증진을 외면한 것이나 다름없다. 눈앞의 효과에만 급급해 기본 원칙을 버린 결과다. 대증요법에 기대는 정책은 국민만 더 힘들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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