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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한투증권, 빅히트'투자 1년 만에 200% 수익률은 BTS 광팬 딸 의견에 귀 기울인 덕”

■한투證 배영규 IB 1본부장

"기획사가 만든 이미지가 아닌

충성도 강한 팬덤 형성" 조언

"떡잎 보이는 기업에 투자 계속"



배영규 한국투자증권 IB1본부장




“빅뱅도 아니고 어떻게 방탄소년단(BTS)에 투자합니까. 게다가 아이돌은 한 명이라도 사고를 치면 끝인데….”

아이돌그룹 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대한 투자 추천 여부를 처음 논의하는 자리에서 참석자들의 날 선 비판이 이어졌다. 한 벤처캐피털(VC)이 한국투자증권에 빅히트엔터의 지분 인수를 제안했지만 처음에는 모두가 고개를 내저었다. 리스크가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BTS는 현재 문화계뿐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거론되는 톱스타다. 하지만 한투가 투자를 제안받은 지난 2016년만 해도 지금처럼 영향력이 크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더욱 그랬다. 운용 업계에서도 BTS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투자역이 대다수였다. 더군다나 빅히트 소속 아이돌그룹은 BTS뿐이라 다른 기획사보다 성공 가능성이 낮아 보였다.

배영규 한투증권 IB 1본부장의 당초 생각도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회의가 끝나고 퇴근하던 배 상무는 문득 BTS의 골수팬인 딸이 생각났다. 딸은 BTS의 신인 시절부터 좋아한 오랜 팬이었다. 주요 팬층인 10대의 의견이 궁금했다.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던 배 상무의 딸은 BTS가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일반 아이돌과 가장 큰 차이점은 팬덤이었다. 아이돌의 팬덤은 보통 기획사에서 만들어낸 이미지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BTS는 무명 시절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팬덤을 만들었다. 기획사 의도대로 틀에 맞춰 만들어진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자라난 팬덤인 셈이다. 팬들의 충성도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방시혁 빅히트 의장이 BTS를 대하는 태도도 기존 기획사와는 다르다고 했다. 틀에 갇힌 아이돌이 아니라 모든 멤버들이 자유롭게 프로듀싱과 작곡·작사에 참여하도록 해 아티스트로 대우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멤버들끼리 자극과 시너지가 생겨서 실력이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는 말도 곁들였다.



음악 차트 순위를 매일같이 확인하던 딸은 BTS가 UK차트에 처음 진입했을 때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인기를 누릴 것 같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팬으로서 오랜 시간 지켜본 결과 무엇보다 멤버들의 심성이 착해 사고 칠 가능성이 낮다는 ‘사심’ 섞인 정성적 평가도 곁들였다. 호기심에 한 번 던진 질문이었는데 딸의 의견은 꽤 설득력이 있었다. 배 상무는 직접 빅히트를 수차례 방문해 방시혁 의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딸의 분석이 결코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게 됐다.

다시 열린 투자 추천 회의에 배 상무는 BTS의 성공 가능성을 주장해 투자를 관철시켰다. 투자 첫해인 2017년 BTS는 본격적으로 해외에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올해 K팝 역사상 유례없는 성공을 거뒀다. 이에 힘입어 60억원의 투자도 1년 만에 200%를 웃도는 수익률로 돌아왔다. 배 상무는 “이번 투자의 숨은 주역은 딸”이라며 뿌듯해했다.

빅히트 외에도 한투는 올해 떡잎이 보이는 기업들에 직접 투자하거나 운용사 추천을 통한 간접 투자를 하는 등 직간접적으로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다방면에서 검증된 루트를 통해 상장 전 투자로 기존 증권사들과는 좀 다른 방식의 성공 스토리를 써내려가는 중이다. 배 상무는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은 지난해와 달리 대형 종목들이 상장을 미루면서 분위기가 침체됐지만 적극적인 투자로 실적 개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희·강도원기자 cho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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