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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의 4차 산업혁명] 응답하라! 기업가정신!

<110> 실패 지원이 혁신성장 열쇠

실패 용납않는 효율 패러다임에

한국 기업가정신 잃고 늙어가

4차혁명 특효약 도전정신 키워야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110>





대한민국의 기업가정신은 어디로 갔는가. 지난 2000년 한국의 벤처는 세계를 이끌어갔다. 반도체와 조선은 국민의 자부심이었다. 우리는 일본을 넘어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혁신을 선도한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한국에서 내세울 미래 산업은 어디에 있는가. 그나마 싹 틔우던 미래 산업은 규제 논리에 억눌려 있다.

한국은 기업가정신을 잃고 늙어가고 있다. 2000년 이전 한국의 ‘하면 된다’는 기업가정신은 고(故) 피터 드러커 교수도 단연 세계 최고라고 칭송한 바 있다. 이제 한국의 청년들은 공무원 시험에 올인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일본과 미국을 기업가적 도전으로 따라잡았다. 그러던 대기업들도 이미 늙어가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한국 대기업은 돌다리를 두드리기만 한다고 평한 지 오래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던 기업가적 도전정신은 사라지고 실패 회피 풍조만 만연해 있다. 질풍노도 시대의 공무원 사회에는 전설이 있었고 자부심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공무원들은 복지부동 상태에 있다. 과연 청년과 기업가와 공무원들 개인의 문제인가.

국가 발전의 분수령은 국민소득 3만달러이다. 3만달러 이전은 효율이, 이후는 혁신이 성장을 주도한다. 대부분의 국가가 3만달러를 앞두고 급격히 성장이 둔화된다. 이탈리아 같은 국가는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혁신의 리더십인 기업가정신은 실패를 먹고 자란다.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효율의 패러다임이 혁신을 죽이는 이유다. 관료의 철학이 안정의 불패라면 기업가의 철학은 도전의 필승이다.



국가의 성장에 비례해 증가한 사회복잡도는 정부의 한계로 작용하게 된다. 복잡한 사회문제를 포착해 도전하는 기민한 기업가정신이 복잡계 시장경제의 해결사다. 도전에는 성공과 실패가 공존한다. 정직한 실패 기업인에게 주홍글씨의 신용불량 딱지를 붙이면 청년들은 창업보다 공무원을 선택하게 된다. 정직한 실패의 원칙적 지원이 혁신성장 열쇠다.

실패에 대한 지원은 기업의 혁신에 국한되지 않는다. 정부의 혁신도 실패에 대한 무차별 징벌로 사라지고 있다. 공무원들은 감사원의 정책감사가 두려워 혁신을 회피한다. 실패가 없는 혁신이란 혁신하는 척하는 것이다. 감사원의 정책감사가 혁신을 저해하는 구조에서 혁신을 지원하는 구조로 변화해야 공공 기업가정신이 발휘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과거정책 실패 감사는 지양하고 미래 혁신을 촉진하는 감사를 지향하면 된다. 바로 미국의 감사 시스템이다. 기업 감사도 마찬가지다. 혁신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작은 조직에서 왕성하다. 혁신은 분권으로 촉발된다는 것이다. 나누고 도전하자.

기업가정신은 연구소와 대학의 혁신에도 필수 불가결하다. 한국의 모든 대학의 연구소 기업들을 합쳐도 미국의 스탠퍼드대나 매사추세츠공과대(MIT)는 물론 중국의 베이징대와 칭화대에 미치지 못한다. 문제는 실패하면 안 되는 연구개발(R&D) 평가제도에 있다. 실패로 판정된 연구 책임자는 다음 연구를 맡을 수 없는 구조에서 연구자들은 실패하지 않을 연구를 하게 된다. 결국 혁신성이 결여된 연구는 산업화로 이전되기 힘들다. 한국의 R&D 성공률은 90% 이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인데 산업화 비율은 미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유다.

모든 혁신의 필수 요소는 기업가정신이다. 벤처기업의 예를 보자. 2000년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의 벤처 대국을 이룩했다. 정부의 지원은 지금은 3% 수준이었다. 그런데 그 당시와 지금의 차이는 바로 왕성한 기업가정신이다. 청년들을 기업가정신으로 도전하게 하는 국가는 발전한다. 반면 청년들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국가는 쇠퇴한다. 개별적 사전 지원이 아니라 도전 기회를 제공하고 정직한 실패를 지원하는 것이 국가 혁신의 열쇠인 것이다.

통제와 보호의 관료주의에는 과보호라는 독약이 내포돼 있다. 도전과 혁신이라는 기업가주의가 4차 산업혁명의 특효약이다. 세계 최고의 기업가정신 국가였던 대한민국에 묻는다. 응답하라! 기업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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