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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채무조정에도 골든타임이??

이계문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장





‘골든타임’, 사고가 났을 때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금쪽같은 시간을 말한다. 환자가 중상을 입은 후 응급치료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골든타임은 1시간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채무 문제에도 골든타임이 있을까.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필자가 안산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만난 40대 남성의 이 한마디가 기억에 생생하다. 청각장애가 있는 이 분은 10년 전 임금체불 때문에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로 생계비를 충당하다 연체가 시작됐고 이후 일용직을 전전했다고 한다.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방문했다가 채무조정을 신청하고 다음날부터 바로 채권추심이 중단된다는 설명에 뛸 듯이 기뻐했다.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방문하는 분들은 제각기 다른 사연을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 무슨 일이 있더라도 빚은 꼭 갚아야 한다고 말한다. 심지어 뇌종양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았는데도 죽는 날까지 빚을 갚는 것이 본인의 도리라고 하는 사례도 있다. 안타까운 점은 혹여 조금 더 일찍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방문했더라면 채무 문제를 해결하기 훨씬 쉬웠을 텐데 너무 늦게 찾아오는 분들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용회복위원회에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하는 채무자의 평균 연체기간은 40개월가량이다. 연체가 시작되고 3년이라는 시간이 흘러서야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것이다. 연체가 장기화되면 채무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진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 우선 채무금액이 급증한다. 정상적으로 채무를 갚을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대부분의 사람이 일단 연체를 피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처음에는 신용카드회사에서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를 빌리고 나중에는 대부업체, 개인 사채까지 빌려 연체를 막기도 한다. 이렇게 돌려막기를 하다 보면 높은 이자로 빚이 점차 불어나 감당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또한 연체가 길어지면 그만큼 신용을 회복하고 정상적인 경제생활로 복귀하는 데 걸리는 기간도 길어진다.

과중채무자에게 회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골든타임은 바로 연체 시작을 전후한 시점이다. 다시 말하면 소득이 줄어들거나 예상하지 못했던 지출이 발생해 채무연체가 시작되기 직전 또는 직후가 채무문제의 해결방법을 찾는 데 적합한 시기다. 이때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방문해 신용상담을 받아야 한다.

신용상담을 통해 본인의 채무내역과 소득 재산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받아 각 개개인마다 상황별 적합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채무를 정상적으로 상환할 수 없는 채무자는 다달이 갚을 수 있을 만큼만 상환할 수 있도록 돕는 채무조정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운영하는 개인워크아웃과 프리워크아웃, 법원의 개인회생과 파산이 그것이다.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는 신용상담을 통해 채무자의 사정에 가장 알맞은 채무조정제도를 안내하고 바로 신청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사고, 실직, 사업 실패와 같은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찾아올 수 있다. 이러한 사건들로 감당하기 힘든 빚을 지게 되면 누구나 막막해질 수밖에 없다. 갑작스러운 사고나 질병이 있으면 응급실에 방문해 의사에게 진단을 받아 치료를 받듯이 채무 문제가 생기면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찾아 현재 상황을 진단받아 적합한 채무조정제도를 안내받기를 바란다. 잘 알지 못해 채무조정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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