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에서 알고 지내던 여성을 서울 강남 도심에서 흉기로 찌른 20대 여성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4일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한 A(23·여)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3일 오전 2시 10분 서울 지하철 선릉역 5번 출구 근처에서 B(21·여) 씨를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는다.
두 사람은 인터넷 게임을 하면서 알게 돼 온라인 공간에서 3년 정도 가까운 사이를 유지했으나 직접 만난 것은 이날이 처음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인터넷에서 자신이 남성이라고 속여 B씨에게 접근했지만, 직접 만나자는 요구를 계속 거절해왔고, 이에 B씨가 관계를 끊으려 하자 만나자고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첫 만남에서 자신이 여성인 것을 알게 된 B씨가 화를 내자 미리 준비한 흉기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내가 (B씨보다) 체격이 더 작을 것 같고 B씨가 친구와 함께 나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흉기를) 들고 나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은 A씨가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B씨가 친구와 함께 나온 사실을 몰랐던 점에 비춰볼 때 그의 진술에 모순점이 있다고 보고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다. 한편 A씨는 체포 당시 피곤하다며 1차례 진술을 거부한 바 있다.
일각에선 두 사람이 게임에서 만난 사이인 것을 거론하며, 게임 중독이 해당 사건의 원인이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경찰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A씨는 술 냄새가 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음주 상태는 아니었다”며 “일단 게임과는 관계없는 둘 사이의 감정싸움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현재 B씨는 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며,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과 A씨의 진술 등을 바탕으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수사할 계획이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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