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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이천공장 착공]"다가올 호황에 대비"…반도체 불황 초입에 씨뿌린 하이닉스

인공지능·전장수요 급증 대비

예정대로 매머드급 투자 단행

2020년말부터 생산돌입 계획

이석희 "새 도약 출발선" 강조

최태원(가운데) SK그룹 회장이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M16 기공식에 참석해 폭죽을 터트리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 박정호 글로벌성장위원장, 장동현 SK㈜ 대표,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최 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김준 Comm.위원장, 박성욱 ICT위원장, 서진우 인재육성위원장. /사진제공=SK하이닉스




19일 경기도 이천에서 열린 메모리 반도체 공장(M16) 기공식에 모습을 드러낸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얼굴은 밝았다. 기공식 메시지는 간결하면서도 미래에 대한 희망이 담겼다. “M16이라는 첨단 하드웨어에 땀과 노력을 쏟아 새 성장 신화를 만들자”고 강조한 대목에서는 ‘투자를 통해 미래를 열겠다’는 의지가 묻어났다.

메모리 업황이 내리막을 타는 때 15조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데 대한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SK하이닉스는 과거에도 어려움을 딛고 성공 스토리를 써왔다”는 격려로 답변을 대신했다. 재계의 한 임원은 “지금이 불황 초입이라지만 결국에는 씨(공장 투자)를 뿌리는 기업이 다음 호황의 과실을 누릴 수 있다”며 “최 회장으로서는 제2의 도약을 위해서라도 투자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의 심모원려…‘불황에 다음 호황 준비’=이천 하이닉스 본사 내 5만3,000㎡ 부지에 건설되는 M16의 완공 시점은 오는 2020년 10월이다. 투자 규모는 건설비용 3조5,000억원을 포함해 반도체 장비 반입 등 후속 투자까지 총 15조원을 웃돈다. 한 마디로 매머드 투자다.

이미 발표된 마스터 플랜에 따른 집행임에도 시장 안팎의 염려가 적지 않다.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증권가만 해도 SK하이닉스의 실적 바닥이 내년 1·4분기에서 2·4분기로 늦어질 것이라며 너도나도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회사의 투자 단위 계획도 연간에서 분기로 바뀌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시황예측이 더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최 회장은 예정된 대로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유동적 시황에 맞춰 신속하게 대응하려면 일단 팹부터 지어야 한다는 현실적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보릿고개가 오더라도 내년 하반기에는 업황이 살아날 것이라는 시장의 컨센서스가 강하다”며 “역설적으로 인공지능(AI), 전장 수요 급증 등으로 ‘갑자기 호황이 다시 오면 공장이 없는 회사는 끝나는 것’”이라고 짚었다. 다른 관계자도 “수급 상황에 맞춰 메모리 생산량을 조절하는 등의 조치와는 별개로 반도체 공정의 미세화·첨단화 등으로 추가 투자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실제 SK하이닉스는 M16에서 생산할 메모리 품목, 공장의 풀 가동 시기 등을 확정하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일단 2년 뒤인 2020년 말부터 일부 메모리 생산에 들어갈 것”이라면서도 “D램이든, 낸드든 시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장 신화 쓴 하이닉스, M16으로 새 도약대 만든다=최 회장은 격려사를 통해 ‘새 성장 신화’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한 총수의 애정과 달라진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최대 22조원. 2년 전인 2016년 3조3,000억원과 비교하면 6.6배나 된다. 그 결과 SK그룹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3%(올 3·4분기 기준)에 이른다. SK하이닉스가 지난 2012년 그룹에 편입됐음을 고려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달리 보면 SK하이닉스가 어떤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 그룹의 운명도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다. 이날 이석희 신임 대표가 “10년 이상 공장 신축이 없었던 SK하이닉스에 M14와 M15 건설이 오랜 염원의 성취였다면 M16은 또 다른 도약을 알리는 새 출발선이 될 것”이라고 규정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번 기공식은 국가 경제에도 긍정적이다. 최근 급속한 경기 침체로 투자가 갈수록 위축되는 상황이라 더 그렇다. SK하이닉스도 이번 투자 단행으로 장비·소재 업체 등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낙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경제연구소는 앞서 M16의 생산유발 효과가 80조2,000억원, 부가가치유발 효과가 26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고용도 34만8,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공장 건설의 첫 삽을 뜨게 돼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국민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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