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장비의 수출제한을 추진한다. OLED 장비 자체를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 정부 승인을 받아 수출하도록 할 방침이다. 최근 삼성의 협력업체인 톱텍이 중국 BOE에 OLED 핵심기술을 넘기려다가 적발된 것처럼 장비업체를 통한 기술유출의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다. 아울러 국가핵심기술에 화학 분야를 신설해 타이어 생산기술의 해외유출도 원천 차단할 계획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와 국가핵심기술 지정·변경·해제 관련 간담회를 열고 OLED 장비를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현재는 디스플레이 패널 설계·공정·제조·구동만 국가핵심기술에 포함돼 장비업체를 통한 기술유출을 막지 못했다.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면 기술의 수출, 해외기업의 지분 인수합병(M&A) 시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산업부는 중국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지분을 인수하며 논란이 됐던 기술유출에 대해서도 국가핵심기술에 화학 분야를 신설해 제어한다. 산업부의 한 관계자는 “화학 분야를 신설하고 다른 분야에서도 10여개 정도의 국가핵심기술을 추가 지정해 중국 등으로의 기술유출을 불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 같은 조치와 관련해 디스플레이 장비 업계에서는 수출길이 막히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은 이제 막 OLED 투자를 시작하는 단계”라며 “장비 수출에 일일이 승인을 받는 것은 사실상 수출금지 조치”라고 반발했다.
/박효정·박형윤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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