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이르면 다음주 후반 비서실장·정무수석·국민소통수석 교체 인선을 단행할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집권 중반기를 맞아 국정운영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을 다지겠다는 것으로, 검증 작업이 다소 지연되더라도 이달 안에 교체를 끝낼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4일 “비서실장·정무수석·국민소통수석 세 자리에 대해 복수의 후보군을 두고 검증 중인 것으로 안다”며 “발표 시기는 이르면 내주 후반, 늦더라도 내달 2∼6일 설 연휴 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청와대 다른 관계자는 “검증 과정에서 돌발변수가 생길 수 있다”며 “이번 인사의 콘셉트인 쇄신의 의미를 살리려면 전체 인선을 한꺼번에 발표해야 한다. 한 사람만 검증에서 문제가 생겨도 전체 인사가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유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석 비서실장의 후임으로는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노영민 주중대사가 목록 1순위에 올라 있다. 노 대사는 지난 연말 재외공관장 회의 참석차 귀국했을 때 문 대통령을 비롯한 소수와 별도의 회동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직간접적으로 의사 타진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노 대사는 19대 국회 당시 문 대통령을 아주 가까이서 보좌한 핵심 측근이다. 만일 그가 차기 비서실장을 맡는다면 문 대통령의 ‘친정체제’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조윤제 주미대사는 집권 중반기 경제정책에 집중하겠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비서실장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정동채 전 문화관광부 장관 이름도 거론됐다. 일부에서 후보로 언급했던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지난 연말 일시 귀국했다 최근 일본으로 되돌아갔으며, 청와대에 합류할 의사는 여전히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병도 정무수석의 뒤를 이어 정무수석을 맡을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은 강기정 전 의원이다. 여권 관계자는 “강 전 의원의 경우 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시절 비문(非文) 진영의 공세가 거셀 때 앞장서 방어한 친문(親文) 인사로 꼽힌다”며 “강 전 의원을 인선한다면 선명성을 원하는 핵심지지층이 환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강 전 의원은 처음부터 정무수석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혀 작년 10월 인사검증이 사실상 완료됐다는 전언이 들려온다. 따라서 검증에 따른 위험부담이 덜하다는 것이다. 다만 변수는 강 전 의원이 정무수석이 된다면 차기 총선에 출마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민주당 비례대표인 이철희 의원 역시 강 전 의원과 함께 차기 정무수석 후보로 거론된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후임으로는 김성수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이 유력하게 언급되는 가운데, 문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승진 인선 가능성도 동시에 나왔다. 다만 이철희 의원이나 김성수 의원이 청와대 수석으로 합류할 경우 비례대표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의원직 승계 등을 두고 청와대와 민주당 지도부가 논의를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비서실장이 교체된다면 임 실장은 청와대를 떠나 2020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리라는 예측이 나온다. 한 수석 역시 임 실장과 마찬가지로 자리에서 물러난다면 차기 총선 준비에 돌입할 전망이다. 윤 수석은 청와대를 떠나게 됐을 경우 성남 지역에서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과 입각할 가능성이 동시에 제기됐다. 입각할 경우 차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낙점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비서실장·정무수석·국민소통수석을 제외한 다른 실장·수석급은 이번에 교체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정의용 안보실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 등 급박한 외교·안보 일정을 고려했을 때 유임 가능성이 더 높다. 조국 민정수석은 사법개혁의 상징성이 있는 데다, 문 대통령이 특별감찰반 논란을 수습하고 공직기강 쇄신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하며 신뢰를 재확인한 만큼 당분간 청와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여권의 한 중진의원은 조 수석에 대해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조 수석은 때가 되면 민정수석에서 물러나 학교로 돌아갈 생각이 강하다”며 “서울대 휴직허용 기간인 2년을 채우는 5월 말 이전까진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다원 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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