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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지구 99.6%는 미지의 세계..땅속 세상 봐야 지질변화 원인 알죠"

■ 이용재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인터뷰

더 깊은 연구로 지구 탄생과정 탐험

초고온·고압 연구시설 큰 도움될 것

이용재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우주를 이해하면 지구가 장구한 시간과 공간 속의 한 점에도 미치지 못하는 존재인 것을 깨닫듯이 땅속을 연구하면 땅 위의 지질 현상과 환경이 지구 속에서 일어나는 일의 부산물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서울경제신문이 공동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1월 수상자인 이용재(48·사진)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지표 아래의 세상을 봐야 지진과 화산의 원인을 설명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땅속 깊은 환경에서 물을 굉장히 많이 머금은 초수화(超水和) 점토광물이 만들어진 뒤 다른 광물로 전이돼 지진과 화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지구과학 분야에서 권위 있는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논문이 게재됐다.

이를 위해 그는 소형 고압기로 땅속의 고온·고압 환경을 만들고 방사광가속기로 광물과 암석의 변화를 관찰했다. 고온·고압 환경은 다이아몬드 앤빌셀이라고 하는 소형 고압기로 만들었다. 한 쌍의 다이아몬드를 바닥 면이 마주 보게 정렬하고 그 사이에 초미세 시료를 가두고 눌러주면 대기압의 만 배 단위로 압력이 만들어진다. 그는 “다이아몬드 주변에 소형 열선을 감아 온도를 높이면 땅속 깊이에 따른 온도와 압력 조건을 만들 수 있다”며 “방사광가속기를 통해 다이아몬드 사이에 있는 소량의 시료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측정한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햇빛보다 일억 배 밝은 X선 전자기파를 만들어내는 포항방사광가속기와 함께 미국과 독일의 가속기도 활용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이번에 연구한 섭입대 환경은 땅속 수십~수백㎞ 깊이로 지구 자기장을 만들어내는 외핵 깊이의 15분의1 정도에 불과하고 지구 중심보다는 32분의1밖에 안 된다”며 “앞으로 더 깊은 땅속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 대기압의 백만 배 이상의 초고압과 수천도 이상의 초고온을 만들어내고 측정할 수 있는 고온·고압 연구시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측면에서 포항에 X선 자유전자레이저(X-ray Free Electron Laser)가 건설돼 기존 포항방사광가속기의 빛보다도 100억 배 밝은 빛을 약 100조분의1초 단위로 만들고 원자들이 움직이고 결합하는 시간 스케일로 물질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게 돼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나 행성이 만들어질 당시의 환경을 분석하기 위해 무수한 운석 충돌 과정에서의 변화를 고출력 레이저와 X선 레이저로 모사하고 관찰할 수도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앞으로 더 깊은 땅속 연구를 진행하며 충격 실험으로 고압 연구를 확장해 지구와 행성의 탄생과정에 숨겨진 비밀을 탐험하고 싶다”며 “지난해 11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인사이트호가 화성에 착륙해 내부 탐사에 들어갔지만 지구 속에도 지표에서 사라진 공룡보다도 더 재미있는 미지의 세계가 많다”며 활짝 웃었다.

한편 이용재 교수는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 지질과학 석·박사 출신으로 국립 브룩헤이븐연구소(미국 원자핵물리학연구소) 연구원을 지내다 2005년 모교로 부임했다. 2002년 네이처 논문을 통해 고압에서 일어나는 초수화 현상을 세계 최초로 보고했고 이의 화학적·지질학적 응용에 관한 연구를 이어가 최근 네이처케미스트리와 네이처커뮤니케이션에도 논문을 게재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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