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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100년 통일염원 71년] "북미 정상회담, 남북경협 재개 계기 됐으면…"

<4>'수시 訪北 허용 1호' 유완영 에스지아이컨설팅 회장

"한반도 경제공동체 구축 노력이

3·1운동 100주년의 궁극적 의미

北 내수 성장…산업화 파급효과 커

자본주의 전파 땐 정상 교류 가능

한미동맹 기반 美 요구 수용하되

유엔제재 아닌 분야 적극 지원을"

유완영 에스지아이컨설팅 회장 겸 세한대 특임부총장이 최근 서울 송파의 동북아공동체ICT포럼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며 남북경협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고광본 선임기자




“남북관계에서 3·1운동(혁명) 100주년의 의미는 궁극적으로 한반도 경제공동체를 위해 노력하는 데 있는 것 아닐까요.”

‘수시방북 허용’ 1호 기업인인 유완영(사진·56) 에스지아이컨설팅 회장 겸 세한대 특임부총장은 최근 서울 송파의 동북아공동체ICT포럼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마침 제2차 북미정상회담도 있으니 남북경협이 재개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부가 경협 활성화의 일환으로 지난 1998년 기업인이 북한을 방문한 뒤 사후 신고하도록 하는 수시방북 허용을 처음 받았으며 1993년부터 지금까지 100차례 이상 방북했다.

그는 1997년 평양 대동강 구역의 빈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설비를 투자해 컴퓨터모니터 조립에 들어갔고 2000년 완제품을 생산했다. 인천항에서 남포항으로 원부자재를 보내고 북측 인력을 교육해 고품질 컴퓨터모니터(월 3,000세트가량)를 비롯해 인쇄회로기판과 포장용 발포수지도 생산했다. 이례적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지지도하기도 할 정도로 모범적인 경협 사례로 꼽혔다. 하지만 2006년 바세나르협약(컴퓨터 등 전략물자 공산권 수출 통제)에 걸려 빈손으로 철수해야 했다. 그 옆에 중국이 투자한 컴퓨터(태블릿PC) 공장은 생산을 계속했는데 그의 회사만 제재 대상이 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평양에서 14인치 TV를 연 1만~2만대 생산할 때였는데 사실 컴퓨터모니터나 TV모니터나 다를 바 없는데 앞에 컴퓨터라는 말이 있어 제재를 받았지요. 세월이 흘렀지만 지난해 민족경제협력연합회 삼천리총회사가 당시 투자한 부분에 대해 확인서를 써줬어요.”

그는 “개성공단에서는 북한 인력 교육을 직접 하지 못하고 관리자를 통해야 해 품질 안정도가 떨어졌던 것에 비춰보면 우리 공장은 경협 교과서의 모델감”이라며 “지금도 실패가 아니라 미완성이고 현재진형형이라고 본다”고 담담히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난 26년간 방북 과정에서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를 정리한 표도 잠시 보여줬다. 그는 현재 국내 대기업과 공공기관·체육 분야를 대상으로 대북 진출 마스터플랜과 전략, 협상·대응 논리를 컨설팅하고 있다.



“2011년 말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후 북한도 남한 투자자에게 무한정 책임을 지우는 형태가 아닌 윈윈하겠다는 입장으로 바뀌었어요. 열린 마음으로 북한을 설득하고 자존심도 세워주고 자본주의 시스템을 전파하면 정상적인 경제교류가 가능합니다. 국제제재에도 불구하고 품질이 좋아지고 휴대폰도 수백만 대나 될 정도로 내수시장도 커졌고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도 만들었는데 산업화하면 파급효과가 클 겁니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해 미국 기업이 지난해 8월 광물자원 시찰단을 보내는 등 적지 않게 대북경협 준비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INNOBIZ) 회장도 지낸 그는 정부에도 조언을 빼놓지 않았다. 그는 “한미동맹을 기본으로 해 방위비 분담금은 미국 측의 요구를 상당 부분 받아주되 유엔제재 대상이 아닌 분야는 요구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의 인력을 농업에서 조선 수리나 항공 정비와 조립 등까지 분야별로 남한에서 교육하고,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도 재개하되 현금이 아닌 밀가루와 국수·콩기름으로 주고 미국이 감독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경협 사례에서 잘된 것, 안 된 것, 분쟁이 난 것을 분류해 어떻게 할까 고민하고 개성공단 등 경협 기업에 제공한 손실보상금을 경협 재개시 조기에 갚으라고 한 것도 현실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남북장애인체육교류위원장인 그는 올봄에는 태권도인 등과 함께 평양을 방문해 남북 체육교류를 확대할 예정이다. “올림픽에서 태권도가 주먹을 쓰지 않아 인기가 없잖아요. 북한은 쓰는데 남한은 쓰지 않고 룰도 다른데 길게 보면 통일해야 해요. 내년 도쿄 하계올림픽에서 일본 무술인 가라테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반면 태권도는 중장기적으로 퇴출 위기에 놓인 상황이라 남북 간 협력을 모색해야죠.”

앞서 그는 장웅 북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등을 통해 지난해 3월 평창동계패럴림픽대회 남북 스키 단일팀 구성에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아시안패러게임에서 탁구와 수영 단일팀을 만들고 사전에 중국 베이징에서의 합동훈련을 거쳐 각각 은메달·동메달을 따는 데 기여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남북 장애인선수단 공동 입장과 공동 응원이 이뤄졌다. 그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남북관계에 관심이 많아 2차 북미회담 장소 제공 의사도 밝혔다”며 “인도네시아 국가체육위원회(KONI)로부터 북한 담당 특별친선대사로 임명돼 북한과 인도네시아 간 체육교류 협의도 돕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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