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뿌옇게 뒤덮었던 미세먼지가 걷히니 다시 바람이 매서워진다. 사람 마음이란 참 간사해서 여름날에는 그렇게 미웠던 뜨거운 햇살이 벌써 그리워진다. 마침 명절도 다가오니 긴 연휴 동안 가족·친지와 함께 반팔 입고 돌아다닐 수 있는 따뜻한 나라로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슬며시 솟는다.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는 이런 여행객들 위해 ‘겨울철에 가면 좋은 동남아 소도시 3곳’을 선정해 16일 발표했다. 이들 지역은 모두 직항으로 인천에서 5시간 안팎이면 닿을 수 있고 다른 여행지와의 접근성도 좋다는 공통점을 가졌다.
먼저 베트남 달랏은 한국에서는 아직 낯설지만 현지에서는 인기가 굉장한 관광지로 손꼽힌다. 달랏에 가면 1년 내내 20도 안팎의 봄 날씨를 만끽할 수 있고 거리마다 만발한 꽃길이 펼쳐진다. 과거 식민지 시절에는 프랑스인들의 휴가지로도 주목받았는데 이때 지어진 건축물과 정원 때문에 ‘베트남의 유럽’이라고도 불린다. 베트남의 마지막 황제인 바오다이도 이곳에 여름 별장을 짓고 피서를 즐겼다고 한다. 이와 함께 해발 1,500m의 고원지대에 자리 잡은 달랏은 시원한 강줄기와 비옥한 황토 덕분에 채소·과일 산지로도 유명하다.
마닐라에서 남서쪽으로 600㎞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팔라완은 필리핀의 숨겨둔 진주 같은 섬이다. 직항편으로 인천에서 4시간이면 도착하는 팔라완의 중심 푸에르토프린세사를 비롯해 고급 리조트가 가득한 엘니도, 투명한 물빛이 아름다운 혼다베이 등을 돌며 스노클링을 하고 여유로운 한때를 보낼 수 있다. 팔라완에는 지난 1999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지하강 국립공원도 있다. 자연보호를 위해 하루 입장객을 1,200명으로 제한하는 이 공원에서는 길이 8㎞에 달하는 석회암 동굴을 통과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태국 북부의 치앙마이는 요즘 국내 젊은 세대들이 ‘한 달 살기’ 여행지로 많이 선택하는 곳이다. 여러 맛집과 카페에서 진행되는 ‘쿠킹클래스’를 통해 직접 태국 요리를 만들어보고 지친 심신을 달래는 힐링 요가를 체험할 수도 있다. ‘동남아시아의 젖줄’로 불리는 메콩강을 경계로 태국·라오스·미얀마 세 나라의 국경을 넘나드는 ‘골든트라이앵글 투어’도 빼놓으면 안 되는 필수 코스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사진제공=하나투어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