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기관투자가의 수탁자 책임 원칙(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주주권 행사를 본격화하면서 지주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으로 인한 기업 가치 제고와 배당 확대 등 주주 환원 확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부터 배당성향이 낮은 기업 8~10개가량을 ‘비공개 대화 대상 기업’으로 선정해 배당 확대를 압박하고 있다. 기존 4~5곳에 그쳤던 대상 기업을 두 배가량 늘린 것이다. 올해부터는 횡령·배임이 발생한 기업까지 대상으로 삼고 내년에는 비공개 대화 후에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기업에 대해 △명단 공개 △관련 의결권 안건 반대 등을 할 수 있게 된다. 배당성향이란 해당 기업의 배당금 총액을 연결(또는 개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것으로 해당 기간 벌어들인 이익 대비 얼마만큼의 현금을 배당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현재 LG(003550)(9.389%), SK(034730)(4.452%), CJ(001040)(3.638%) 등 주요 지주사들의 배당성향은 같은 기간 코스피 상장사의 평균 배당성향인 18.3%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삼성물산(028260) 정도가 68% 이상으로 높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스튜어드십 코드 확산과 더불어 주요 지주사의 배당 증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주사가 아니더라도 배당 확대에 대한 강한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합리적인 배당정책을 수립·공개하지 않거나 그에 따라 배당하지 않는 기업이 중점 관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던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이 연기될 경우 지주사 전환을 준비하고 있던 기업에는 자회사 취득 요건의 부담이 경감된다. 김 연구원은 “SK텔레콤의 경우 SK하이닉스 지분 확대 부담이 줄어들 수 있어 올해가 투자 적기”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SK는 비상장 자회사 SK바이오팜의 성장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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