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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생존리포트 ⑥산업]서영우 풀러스 대표 "이용자 선택받은 1%만 혁신 만들어..딱 1년만이라도 맘껏 운영할 기회를"

스타트업 새로운 서비스 내놔도

법적검토·관계자 설득하다 지쳐

시장서 선택받을 환경 만들어줘야

서영우 풀러스 대표가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패스트파이브 강남점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국내 규제 환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이호재기자.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은 스타트업의 99%가 망하고 이용자의 선택을 받은 1%만이 혁신을 만들어냅니다. 정부는 스타트업이 생존만을 고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서영우 풀러스 대표는 지난 2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서비스가 혁신으로 이어질지 결정하는 것은 결국 이용자의 선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세계적인 모빌리티 기업인 우버는 해외에 진출할 때 서비스가 그 나라의 법에 저촉되는지 검토하지 않고 우선 서비스를 내놓는데 그건 편리함 때문에 수많은 이용자가 우버를 쓰게 되면 서비스를 절대 중단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6년 3월 설립돼 같은 해 6월 카풀(출퇴근 시간 승차공유) 서비스를 내놓은 풀러스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카풀을 시작한 지 1년 반만인 지난 2017년 11월 전일제 카풀을 내놨지만, 택시업계의 반발에 직면한 서울시의 고발과 경찰수사로 사실상 서비스 중단의 고비를 맞았고, 수익성 악화로 직원 70%를 내보내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도 경험했다. 이 때문에 한동안 국내 규제에 막혀 쓰러진 스타트업의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되기도 했다. 서영우 대표는 지난 8월 풀러스의 새 대표로 합류해 서비스 재활성화를 위한 이익 공유 모델 ‘풀러스 투게더’를 내놓는 등 혁신을 주도하며 ‘풀러스 2기’를 이끌고 있다.

서 대표는 혁신을 결정하는 주체는 서비스 이용자라고 생각한다. 서 대표는 이용자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되면, 기존 사업자까지 경쟁으로 끌어들여 이용자 만족 극대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인 우버가 승차공유 시장의 질서를 바꾸는 방식이기도 하다. 우버는 국내에서는 규제에 막혀 출시 3개월 만에 서비스를 접어야 했지만, 해외시장에서 일단 서비스를 시작해 이용자의 선택을 받는 방식으로 전 세계 시장을 장악했고 우버가 진출한 나라에선 수십년간 업태의 변화가 없던 택시를 비롯한 기존업계도 생존을 위한 서비스 제고에 나서고 있다.

서 대표는 국내의 대표적인 혁신 사례로 카카오톡을 들었다. 그는 “2010년 출시 석 달 만에 수백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카카오톡에 두려움을 느낀 일부 통신사가 카카오톡 접속을 막자 기존 통신사 고객들이 크게 반발했고 결국 통신사는 카카오톡 접속을 다시 허용해야 했다”며 “카카오톡의 보편화는 기존 통신사 문자 서비스를 무료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또 스타트업이 새로운 사업을 할 때 법적 검토에 더해 이해 관련자를 위한 설득 과정이 지나치게 길고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방자치단체의 고발과 경찰 조사에 대한 두려움 없이 더도 말고 딱 1년만 서비스를 마음껏 운영해볼 수만 있으면 망해도 여한이 없다는 스타트업이 수도 없이 많다”며 “정부는 서비스가 시장에서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을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새로운 서비스도 일단 한번 시도해보자’는 스타트 업계의 의견을 받아들여 규제샌드박스를 추진하기로 하고 대상 기업의 신청을 받고 있다. 서 대표는 “일단 시행해 고객의 선택을 받자는 측면에서 현 정부의 규제샌드박스는 환영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카풀은 현재 사회적 대타협기구에서 정부와 여당, 택시 업계, 가장 큰 카풀업체인 카카오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논의의 첫발을 뗐다. 서 대표는 “사회적 대타협기구에서 전향적인 결정이 나와 하루라도 빨리 사업자들이 서비스로 경쟁할 수 있는 장이 열리기를 기대한다”면서도 자칫 사회적 대타협기구의 결정이 혁신의 발목을 잡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했다. 대타협 자체가 목적이 돼 혁신을 막는 결과가 나오고 이 결과를 따라야만 하게 된다면 처음 계획했던 서비스의 형태가 왜곡되고 스타트업이 집중해야 할 ‘이용자 만족’이라는 가치 역시 퇴색할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사회적 대타협기구는 25일 카풀 관련 논의에서 자가용을 빼고 택시 중심으로 타협안을 도출하기로 결정하며 벌써부터 이용자와 스타트업들의 바람과는 반대로 가고 있다.

서 대표는 신산업과 관련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내 창업 생태계의 질적 제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뛰어난 아이디어와 열정을 가진 청년들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현실화할 수 있다고 확신하면 얼마든지 창업에 뛰어들 것”이라며 “이들이 창업한 기업을 키워 기업공개나 매각을 통해 막대한 부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면 유능한 인재들이 신산업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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