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연구·개발(R&D) 중심의 산업·업무 거점으로 조성 중인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가 활성화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용지를 분양받은 업체들이 착공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곡산업단지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토지를 분양받고도 2년째 착공하지 않고 있는 업체에 지난달 시정명령을 내렸다. 지난 2016년 12월 29일 자로 마곡산업단지 입주를 계약한 9개 업체 가운데 시정명령을 받은 곳은 무려 6개 업체에 달한다. 2년의 착공 기한은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산업집적법)’로 정하고 있는 사항이다. 2년의 착공 기한을 넘기면 시정 명령과 함께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계약 해지까지 할 수 있다. 단 서울시는 추가로 6개월의 유예기간을 더 주기 때문에 총 1년의 유예기간이 주어진다.
분양을 받아놓고도 정작 사업에 뛰어들지 이유는 연구단지라는 마곡산업단지의 특성 탓으로 보인다. SH공사 관계자는 “현재 착공을 미루는 업체들은 대부분 중소기업이다. 자금이 넉넉하지 않다면, 연구소처럼 당장 수익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사업은 최대한 미루려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SH는 이들 업체가 분양받은 땅을 완전히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앞서 분양이 이뤄진 일부 용지에서도 2년 넘게 착공을 미룬 곳들은 있었지만, 아직 3년을 넘겨 계약 취소까지 간 곳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착공 연기를 넘어 분양을 포기하는 업체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2016년 12월 당시 계약했던 업체 중 한 곳은 지난해 8월 분양을 포기했다. 이 업체가 분양받았던 구역은 오는 3월 재공고, 새로운 주인을 찾을 예정이다.
2013년부터 분양을 시작한 마곡산업단지 전체 면적은 112만 3,784㎡이며 이 가운데 산업시설용지로 구획된 곳은 72만 9,785㎡다. 산업시설용지에 대해 150개 기업이 입주 계약을 맺었으며 현재 65개 기업이 이미 입주했거나 착공에 들어가 입주율은 43.3% 수준이다./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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