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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실질수익률 공개…중도해지 부추기나

만기 유지가 이득인 '저축성보험'
특성상 초기 1~2년은 마이너스
카드 부가서비스 축소 반대 등
금감원 '소비자 보호' 역주행 논란

  • 서일범 기자
  • 2019-02-10 17:14:33
  • 금융정책
금융감독원이 주도하는 금융소비자보호 대책이 ‘역주행’ 논란을 낳고 있다. 명목상 소비자 보호를 위해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저축성보험의 실질 수익률 공개 강행은 소비자들의 중도해지를 부추길 우려가 크고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인하는 무이자할부 축소로 영세가맹점에 부메랑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보험 실질수익률 공개…중도해지 부추기나

금감원이 10일 발표한 보험 및 펀드 상품에 대한 실질수익률 공개 방안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번 대책은 저축성보험에 대해 보험사들이 연평균 수익률을 공개하도록 한다는 게 핵심이다. 현재 보험사들은 저축보험 상품에 대해 납입 원금과 적립률만 안내하고 있다. 적립률은 소비자가 낸 원금에서 보험사가 각종 사업비를 떼고 남은 돈을 운용해 쌓아 놓은 자금의 비율을 뜻한다. 예를 들어 납입 원금이 100만원인데 적립률이 90%이면 현재 소비자계좌에 남아 있는 돈은 90만원이라는 뜻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10% 손해를 본 셈이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앞으로 적립률 대신 수익률로 고지항목을 바꿀 계획이다. 적립률 90%가 아니라 수익률 -10%로 소비자들이 더 이해하기 쉽게 상품 정보를 수정하겠다는 의미다.

이번 수익률 공개 방안은 윤석헌 금감원장이 실무진에 도입을 직접 주문한 대책이다. 윤 원장은 “보험사들이 사업비를 먼저 떼어 내 고객들에게 위험을 전가시키고 실질 수익률을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는다”며 취임 이후 여러 차례 보험사를 대상으로 불만을 토로해왔다.

문제는 이 같은 지표 전환이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저축성보험은 초기에 계약체결비 명목 등으로 사업비를 떼어가는 상품의 특성상 초기 1~2년 동안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 입장에서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아들면 계약 해지의 유혹을 느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저축성 보험이 만기 때 이자뿐 아니라 이자소득세 면제를 보는 데 중점을 둬 설계된 상품이라는 점을 간과했다고 지적한다. 저축성보험은 10년 이상 유지하면 이자소득세 15.4%를 감면받을 수 있어 일단 가입했다면 만기 때까지 유지하는 게 이익이 된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소비자들이 단기 수익률만 보고 해지하면 손해가 더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다른 관계자도 “현재 저축성보험은 은행 실적을 위해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판매하는 보험상품) 채널을 통해 판매되는 경우가 많고 이 때문에 불완전판매의 위험성도 많은데 이 같은 판매 관행부터 개선하는 게 진정한 소비자 보호”라고 꼬집었다. 보험을 장기간 유지하기 어려운 소비자라면 애초에 가입을 하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게 당국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보험사들은 ‘보장’이 중요한 보장성 변액보험의 실질수익률이 공개되면 사실상 만기가 돌아올 때까지 ‘마이너스 수익률’을 안내해야 해 소비자 민원이 빗발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금감원이 부정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신용카드 부가서비스 축소 방안에 대해서도 유연한 입장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우대 수수료 대상 범위를 연 매출 500억원 가맹점까지 확대해 카드사들의 수익성에 비상등이 들어온 상태다. 카드사들은 기존 부가서비스 중 일부를 축소해 달라는 입장이지만 금감원은 이 경우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당초 지난달 발표할 계획이었던 부가서비스 축소 방안도 다음달 이후로 밀린 상태다. 당장 카드사들은 무이자할부 서비스 혜택을 줄이고 있는데 이로 인해 영세 가맹점들만 애를 끓이고 있다.

카드업계에서는 유연한 부가서비스 변경이 선량한 소비자들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예컨대 할인 및 적립 혜택을 과도하게 타 가는 ‘체리피커’들을 걸러낼 수 있도록 카드사들이 서비스를 변경할 수 있으면 일반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혜택을 누릴 수 있는데 금융당국이 이를 막다 보니 카드 발급 및 갱신을 중단해 이른바 ‘알짜 카드’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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