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사원(주임)과 대리, 과장과 차장 직급을 각각 하나로 합치는 직급 간소화를 추진 중이다. 명칭은 주임과 대리를 합쳐 ‘프로’, 과장과 차장은 ‘시니어 프로’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장은 ‘프린시플 프로’로 변경된다. 이르면 올 상반기 내로 간소화 작업이 완료될 전망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이미 약 2년 전에 이 작업을 마쳤다. 당시 주임과 대리는 ‘선임’, 과장과 차장은 ‘책임’으로 간소화하고 부장은 ‘수석’으로 명칭을 바꿨다.
삼성물산은 자유로운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직급별로 하는 일이 따로 있는 게 아닌데 지나치게 직급이 세분화 돼 있었다”며 “원활한 소통과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직급 단계 축소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인사 적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삼성물산 상사부문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점점 길어지고 있다. 2016년 말 남자 직원과 여자 직원이 각각 10.5년과 9.7년이었지만 2017년 말 11.4년과 10.4년, 지난해 3분기 기준 11.8년과 10.8년으로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회사들이 부장·차장 직급이 비대해지는 인력 구조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며 “직급을 묶으면 승진이 다소 느려지고 그에 따른 직원들의 불만도 누그러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승진에 따른 인건비 상승 부담도 적어지고 성과에 따라 보상에 차등을 두는 인건비 구조가 가능해지는 것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박한신 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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