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죽아’(얼어 죽어도 아메리카노)라는 말은 한겨울에 얼음이 가득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인기를 끌면서 생긴 신조어다. 영하 20도에 육박하는 ‘북극 한파’가 맹위를 떨쳤던 지난겨울과 달리 상대적으로 온화한 올해 겨울, 커피 시장에서는 이례적으로 겨울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대표되는 차가운 음료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달 아이스 아메리카노 매출 증가율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40% 신장했다고 13일 밝혔다. 한파가 절정인 1월에 보기 힘든 기록이다. 지난해 12월도 마찬가지여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전년 12월보다 30% 더 팔린 것으로 파악됐다. ‘날개를 단’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스타벅스의 전년 대비 전체 아이스 음료 매출을 작년 12월 20%, 지난달 30% 각각 끌어올렸다.
이디야커피 역시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겨울철 3개월간 아이스 아메리카노 판매량이 158만여잔 늘어나 37%의 증가율을 기록했고, 아이스 음료 전체로는 36%의 신장률을 보였다. 투썸플레이스도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아이스 커피류 판매량이 1년 전보다 28% 늘어났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따뜻한 날씨 때문”에 차가운 음료가 인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올겨울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 동장군이 힘을 못 쓰면서 소비자들이 겨울에도 찬 음료가 주는 상쾌함을 찾는다는 것이다. 따뜻한 날씨 덕분에 실내에서만 지낼 필요가 없어지면서 ‘테이크아웃’이 편한 아이스 음료를 많이 주문했다는 해석도 있다.
반면, 실외로 나가지 않는 계절이어서 오히려 찬 음료를 찾는다는 상반된 주장도 나온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겨울철 커피 고객은 매장이나 사무실 등 실내에서 마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차가운 음료에 대한 소비도 꾸준한 편”이라고 말했다.
한겨울 배달서비스도 찬 음료의 인기에 한몫했다는 의견도 있다. 여름철 계절 음료인 찬 과일주스까지 덩달아 인기를 끌면서다. 주스 전문 브랜드 쥬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소속 전 가맹점의 뜨거운 음료를 제외한 음료의 평균 매출이 15%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쥬씨 관계자는 “겨울철 생딸기를 활용한 ‘생딸 5종’ 시리즈 판매량이 30% 늘어나며 아이스 음료의 성장을 견인했다”며 “음료 배달서비스를 도입한 가맹점 100여곳에서는 월평균 200만원의 매출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윤서영 인턴기자 beatr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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