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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학회 공동학술대회] "철도 연결 등 인프라 위주 남북경협, 하얀 코끼리 될 수도"

경제특구 개발·친시장 제도 구축

北 개혁·개방 이끌어낼 경협 필요





이달 말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철도·도로 건설과 같은 물적 인프라 사업 위주의 경협은 돈만 들고 쓸모는 없는 ‘하얀 코끼리’만 양산할 수 있다는 경제학자들의 지적이 나왔다. 단기적인 ‘보여주기’ 식이 아닌 시장친화적인 제도 도입, 경제특구 개발 등 북한의 개혁·개방을 이끌어내기 위한 경협이 돼야 한다는 얘기다.

14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에서 열린 2019 경제학 공동학술대회 특별세션 ‘남북경협의 경제적 효과와 정책적 이슈’에서 발표자로 나선 김병연 서울대 교수는 “현재 북한의 정치경제 구도를 고려하면 철도만 깔아주고 전력만 지원하는 경협이 아닌 북한을 바꾸기 위한 제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교수는 북한경제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북한의 시장화를 촉진할 장기적인 계획 없이 남북철도 연결이나 북한 전력 공급과 같은 물적 인프라 구축 위주의 경협이 우선되는 데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이미 정부는 지난해 12월 북한과 함께 개성 판문역에서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열고 교통망 연결 경협의 첫 삽을 떴다. 철도·도로 연결사업에는 11조1,0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 교수는 “남북철도는 좋은 아이디어지만 북한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철도가 있어도 그것을 이용할 물류나 사람이 없으면 인프라적인 쓸모가 없어지고 비용만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낮은 단계의 경협만으로는 경제적인 순편익이 제한적”이라며 “철도·도로·항만 등 인프라 건설 비용과 공단조성 비용까지 고려하면 오히려 순익이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경협을 통해 남북한 경제가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는 단계까지 나아가지 못하고 단순한 ‘이벤트성’에 그치면 우리 국민의 세금부담만 커지고 경제적으로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가장 바람직한 경협 형태로 개성공단과 같은 복수의 특구단지를 개발하는 것을 꼽았다.

‘북한경제 개방의 후생효과’를 주제로 발표한 정혁 서울대 교수도 “물적 인프라 구축 사업은 소위 ‘하얀 코끼리’를 만들 수 있어 피해야 한다”며 “경협은 단순한 정치적 이벤트를 넘어서 제도 인프라 구축이나 기술 지원 같은 사업들이 초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얀 코끼리는 돈만 많이 들고 쓸모는 더 이상 없는 애물단지를 뜻하는 용어다. 정 교수는 “북한의 국제경제 개방도를 높이는 것이 나중에 (폐쇄적인 사회주의로) 돌아서는 기회비용을 늘리는 것”이라며 “남북경협의 유효한 방향은 북한 경제를 세계 가치사슬에 통합시키는 것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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