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을 앞두고 부산 금융중심지의 성과에 대해 사실상 ‘미흡’ 평가를 내렸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5일 부산국제금융센터에 열린 ‘부산 금융중심지 지정 10주년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부산이 내실적 성장을 일궈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며 “지역 산업구조를 바꿔낼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북 금융중심지를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부산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면서 전북 금융중심지에 대해 우회적으로 시기상조라는 견해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최 위원장은 지난해 말 국회에서도 “지금도 서울과 부산으로 나뉘어 있어 (운영이) 쉽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어 “금융중심지 육성은 결코 금융 분야에만 국한된 과제가 아니다”라며 “기술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으로 보다 매력적인 국제금융 도시로서의 자질을 갖춰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오거돈 부산시장도 최 위원장과 비슷한 견해를 드러냈다. 오 시장은 “부산은 지난 10년간 허허벌판에 부산국제금융센터 1·2단계 사업을 완공해 현재 29개 공공·민간 금융회사가 집적한 국내 최대 금융기관 중심지로 성장했다”고 평가하면서도 “하지만 그것은 외형상의 모습일 뿐 속내를 보면 고립된 섬처럼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부산의 성공을 위해서는 더 많은 금융기관의 이전이 필요하다고 역설한 것이다. 부산지역 의원들은 현재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부산 이전을 추진하는 법안을 잇달아 발의하며 부산 금융중심지 확대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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