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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글로벌 포트폴리오 가이드] "경기둔화 현실화땐 증시 타격"...주식ETF보다 '채권형 자산' 인기

MBS ETF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이유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주택저당채권이 기초자산...美시장 올들어 30억弗 순유입

국채의 안전성에 수익률도 높아 꾸준히 투자금 모여들어

보수율 인하도 강점...주식이 불안하다면 대신 투자해볼만







올해 들어 글로벌 증시가 호조를 보이면서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에 많은 자산이 유입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지난해 하락폭이 컸던 신흥국 주식 ETF를 먼저 매수했고 최근에는 선진국 주식 ETF에 까지 매수를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리서치회사 트림탭스인베스트먼트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신흥국 주식과 채권을 기반으로 하는 ETF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이달 초 5일까지 5거래일 동안 신흥국 주식 ETF로 35억 달러(3조 9,403억원)가 유입됐는데 이는 5거래일 유입 규모 기준 2014년 4월 이후 약 5년 만에 최대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들어 비둘기파 통화 완화적 성향을 보이면서 신흥국 자산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흥국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시장은 브라질이다.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는 지난해 15% 뛴 데 이어 올 들어서도 9%가량 급등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달 취임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신임 대통령이 추진하는 연금·조세 개혁, 공기업 민영화 등 친시장 개혁 정책을 바탕으로 시장이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멕시코에선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가격이 떨어진 국채가 주목받고 있다. 멕시코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연 8.5%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멕시코 국채를 저평가된 대표적인 신흥국 자산으로 평가하고 있다.

신흥국 주식·채권으로의 자금 흐름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방어적인 전략을 추구하는 ETF들도 활황이다. S&P 500,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서 낮은 변동성을 가진 종목들을 보유한 ETF를 통해 미국 주식시장에 업사이드에 대한 기대감은 유지하되 다운사이드 리스크에는 대비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 와중에 한가지 눈에 띄는 점이 있는데 올해 이들 주식형 ETF들보다도 더 인기를 끄는 ETF가 하나 있다는 것이다. 바로 MBS ETF MBB(iShares MBS ETF)이다. MBS는 자산유동화상품의 일종으로 금융기관에서 보유한 주택저당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주택저당증권을 말한다. 채권처럼 만기가 있고 꼬박꼬박 쿠폰을 지급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채권과 동일한 형태의 자산이라 이해하면 될 것이다. 올해 미국 ETF 시장에서 이 MBB에 순유입된 자산규모는 30억 달러(3조 3,786억원)에 달한다. 2,400개가 넘는 미국 상장 ETF 중에 자산유입 측면에서 3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증시가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MBS ETF에 이렇게 많은 투자가 몰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증시의 지속적 상승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연초 증시 분위기가 좋지만 지난해 과도했던 급락에 대한 단기반등 성격이 상당 부분 작용한 결과이며 또한 경기둔화 분위기가 유럽과 아시아를 포함해 미국에서까지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은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작년 글로벌 증시를 공포로 몰아넣은 미국 중국 무역분쟁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점도 주식 투자에 대한 공포를 키우는 요인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확산되고 있는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가장 먼저 타격 받을 시장은 주식시장이다. 소비와 생산의 둔화는 기업이익 감소로 이어져 주식시장 약세를 유발할 것이기 때문이다. 상호의존성이 과거보다 높아진 글로벌 시장의 특성 상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이 위험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경기가 둔화될 때 일반적으로 시장금리는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증시 약세장에서는 금리의 방향과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의 수익성이 높아지게 된다. 금년 증시 강세 속에서도 채권형 ETF에 꾸준히 자산이 유입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MBS의 장점은 안전함의 측면에서 국채와 큰 차이가 없으면서도 국채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해 준다는 점이다. 현재 MBB의 만기 수익률은 3.73%로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미 단기채 수익률 2.55%와 비교할 때 1% 이상 높다. 3.73%의 수익률에 만족 못 할 수도 있지만 하반기까지 금리가 더 하락한다고 전제할 때 MBS 자체의 가격도 상승하게 될 것이다. 즉 경기둔화 국면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투자대상 중 하나인 것이다. MBS ETF 중에서도 MBB가 가지는 장점이 또 하나 있다. 2017년 7월에 MBB를 운용하는 운용사 블랙락이 MBB의 보수율을 0.09%로 인하한 것이다. ETF 자체가 기존 뮤추얼펀드보다 비용 측면에서 강점이 있는 투자수단이지만 그 중에서도 MBB에 투자하는 비용은 매우 저렴해 거의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이다. 금년 경기둔화 흐름이 걱정되는 투자자들에게 MBB는 적절한 투자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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