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오후 하나금융 임추위 멤버인 윤성복 이사회 의장, 백태승·차은영 사외이사 등 3명을 긴급 면담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함 행장이 연임했다가 (채용비리 관련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하나은행의 지배구조 및 신용도, 평판 등에 악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사외이사들이 숙지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신임 행장 선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해 임추위가 충분히 고려해달라고 당부했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함 행장 연임에 영향을 끼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는 입장이지만 행장 후보 선출을 위한 미묘한 시점에 면담을 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함 행장은 지난해 최대 실적을 올려 2년 연속 당기순익 2조원 달성이라는 성과를 내면서 3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금감원이 1심 판결도 나지 않은 상황에서 재판을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우려를 나타낸 데 대해 연임 포기를 압박하는 ‘외압’으로 받아들여질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기 행장 인선을 앞두고 임박한 시기에 금감원이 공개적으로 임추위 멤버 등을 면담한 것은 적절한 수준을 넘어 관치논란을 자초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지난해 상황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며 촉각을 세우고 있다. 노조가 반대하고 금감원이 뒤이어 임추위 멤버를 면담한 것을 놓고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이 민감한 시기에 임추위 멤버를 직접 만나 우려를 표명했다는 사실이 공개된 이상 시장이 예상했던 유력 인사가 탈락을 하게 되면 또 다른 관치논란을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주요 금융지주 회장 연임을 앞두고 ‘셀프연임’ 등 지배구조 문제를 직접 제기하며 공개 반대해오다 신관치 논란을 일으켰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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