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카드 고객 이모씨는 요즘 트렌디한 명소로 뜨고 있는 을지로를 처음 방문했다. 음식점과 카페들이 골목 곳곳에 숨겨져 있었지만 망설임 없이 목적지를 찾을 수 있었다. 신한카드의 디지털 플랫폼 페이판(PayFan)을 통해 추천받은 음식점 5곳 중 한 곳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페이판 결제로 30% 할인 혜택까지 받는 ‘1석2조’의 효과를 거뒀다.
# 회사원 김지선(가명)씨는 결혼과 이사를 앞두고 혼수용으로 가전용품 구입을 고민하고 있었다. 신한카드는 고객 김씨에게 생활가전 할인 혜택을 안내했고 김씨는 저렴하게 세탁기를 구매했다. 최근 김씨의 화장품 구입비용이 크게 늘어난 점을 포착해 김씨가 결혼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예측한 데 따른 결과다.
오는 5월부터 2,100만명에 달하는 신한카드 고객은 디지털 플랫폼인 페이판 등을 통해 이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1위 신용카드사가 업계 최초로 시도하는 만큼 카드 업계 전반으로도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이달부터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고객 상황인지 기반 1인 특화 맞춤 서비스를 시범 실시하고 올 5월 말 전면 확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신한카드 고객은 실시간 위치에 맞는 다양한 혜택을 추천받을 수 있게 된다. 특히 페이판 내 추천 페이지의 경우 고객 상황에 맞는 상위 5가지 혜택이 제공되며 고객의 생활 스타일로도 자동차·식도락·이사·여행·교육·뷰티 등 관심 테마를 구분해 혜택이 제공된다. 고객 위치 주변의 혜택을 지도로 확인할 수 있어 간편하게 이용이 가능하다.
300만곳에 달하는 가맹점도 신한카드가 제공하는 혜택으로 보다 쉽게 고객을 유치할 수 있어 윈윈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비수기 타임세일, 상권별 테마 마케팅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신한카드 측의 설명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자영업자도 카드사와 마케팅을 진행하려면 비용을 치러야 하는데 아무래도 업계 1위인 신한카드와 손잡는 것이 가장 파급력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초(超)개인화 마케팅은 방대한 빅데이터를 확보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 신한카드 측 설명이다. 빅데이터 사업본부를 중심으로 유관 본부가 모두 참여하는 ‘초개인화전사협의회’에서 지난 1년여 동안 마케팅 전략을 대대적으로 뜯어고친 것이다. 신한카드의 한 고위관계자는 “과거에는 특정 기간에만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진행했는데 비용이 많이 들어 비효율적인 측면이 컸다”면서 “초개인화 마케팅을 실시하면 개인별로 소비 예상시점을 포착해 효율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한카드는 아울러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고객 소비 패턴에 최적화된 카드상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도 4월 선보일 계획이다. 고객은 실물 카드가 없어도 페이판을 통해 카드를 발급받아 다양한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신한카드는 페이판 이용을 더욱 보편화해 플랫폼 회사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페이판 가입자 수는 올 1월 말 기준 1,022만명으로 전체 카드 발급 고객의 절반가량이 가입해 있는 상황이다.
고객과 가맹점 간 연결이 보다 긴밀해지면서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이 강조해온 초연결경영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목마른 자에게 물을, 배고픈 자에게 빵을 제때 주어야 한다’는 철학에 입각해 초개인화 서비스를 추진해왔다. 업계 최초로 실시간 위치 기반 마케팅을 실시하는 만큼 다른 카드사에 미치는 파급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이번 초개인화 시스템은 신한카드가 그동안 쌓아온 빅데이터, 마케팅, 디지털 역량이 결집된 서비스”라며 “신한카드를 통해 향후 고객 한 명, 한 명을 위한 소비자 금융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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