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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현대차 "사외이사 풀 80명"… 잇단 우군에 勝機

■엘리엇에 반격수위 높인 현대차

ISS "엘리엇 고배당 요구 반대"

추천 사외이사도 이해상충 논란

수소 등 미래 기술 유출 우려도

노조는 "먹튀 배당 철회하라"





현대자동차의 지배구조와 주주 환원정책 변화를 요구하는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에 대해 현대차(005380)그룹이 반격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ISS 등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이 사실상 현대차의 손을 들어주고 있고 엘리엇이 추천한 사외이사가 이해 상충의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등 일부 허점이 드러나고 있는 탓이다. 엘리엇의 파상공세에 주주총회까지 취소했던 지난해 5월과는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이미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도 하고 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12일 엘리엇의 과도한 배당요구에 대해 반대의견을 권고했다. ISS는 엘리엇의 고배당요구가 관철되면 연구개발(R&D)이나 공장 투자를 위한 자본 요건 충족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글래스루이스도 엘리엇 요구에 반대의견을 내면서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가 모두 현대차그룹의 손을 들어줬다.

국내에서도 현대차그룹이 힘을 받고 있다. 의결권 자문사인 대신 지배구조연구소도 엘리엇의 배당 확대 요구 등의 주주제안에 반대 의견을 냈다. 연구소 측은 “엘리엇은 과도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배당을 늘리라고 주장하지만 현대차가 향후 5년간 45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투자 확대가 이어짐에 따라 배당 지급 여력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엘리엇은 현대차에 주당 2만1,976원, 모비스에 주당 2만6,399원의 배당을 요구했다. 현대차그룹의 안보다 6배나 많다. 현대차 노조 역시 이례적으로 “엘리엇이 사상 최악의 경영위기인 현대차에 4조5,000억원의 배당을 요구하는 것은 헤지펀드 특유의 먹튀 속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엘리엇의 사외이사 추천에도 공세 수위를 높였다. ISS가 엘리엇이 추천한 사외이사 대부분에 대해 ‘찬성’ 입장을 냈는데 현대차그룹은 ‘이해 상충의 문제’를 지적한 뒤 ‘이사회 보강 계획’을 내며 맞불 작전을 펼쳤다. 현대차그룹은 “엘리엇이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들은 적합성이 떨어지고 경영간섭 우려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ISS는 다양성을 강조하면서 일부 엘리엇 제안 후보들에 찬성했는데 이해상충과 같은 심각한 문제를 간과한 것 같아 유감”이라는 입장을 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ISS가 찬성 의견을 제시한 현대차 로버트 랜들 매큐언 후보와 현대모비스(012330) 로버트 앨런 크루즈 후보는 양사의 경쟁 업체에서 현재 근무 중이라는 문제가 있다. 매큐언이 회장으로 있는 밸러드파워시스템은 수소연료전지를 개발, 생산 및 판매하는 회사다. 수소전기차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현대차와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다는 뜻이다. 현대차의 글로벌 수소경제 주도 전략이 경쟁사인 밸러드파워시스템으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크루즈 후보는 중국 전기차 업체인 카르마의 최고기술책임자(CTO)다. 올해 현대모비스는 카르마와 거래 관계를 확대할 예정으로 후보자가 거래 당사자인 두 회사 임원 지위를 겸임할 경우 상호 이해상충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발생한다.

그러면서 현대차그룹은 “국적과 상관없이 전 세계 각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사외이사 후보군 80여명의 풀을 운용하고 있다”면서 사외이사보강계획을 공개했다. 국내 재계 상위권 대기업이 사외이사 인력 풀 운용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은 특히 “시장과 주주들로부터 존중받는 사외이사를 이사회에 합류시켜 주주의 이해관계를 경영에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22일 현대자동차·현대모비스 주총과 연계해 1차로 사외이사 후보를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수혈함으로써 재무구조와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어 정보통신기술(ICT),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미래 기술과 전략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를 사외이사진으로 계속 보강할 방침이다. 각 분야에서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이사회를 구성해 현대차와 모비스가 최근 발표한 중장기 투자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해상충이 있는 엘리엇 추천 사외이사보다 현대차그룹이 확보한 전문가그룹이 훨씬 전문성도 높고 회사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이런 탓에 올해 주총은 10개월 전과는 사뭇 다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5월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다 엘리엇에 완패해 임시 주총을 취소하기도 했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를 위해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간 분할·합병을 임시 주총 안건으로 상정했으나 엘리엇이 공정하지 않은 합병이라며 반대했고 ISS와 글래스루이스를 비롯한 국내외 의결원 자문기관이 모두 엘리엇 편을 들었다. /강도원·박성호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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