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하이일드 시장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수차례 리스크 온오프를 경험했다.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13년 긴축발작, 2015년 에너지·원자재 쇼크 등 시장에 여러 급등락 국면이 있었다. 바로 지난해 4·4분기만 하더라도 증시가 급락을 보이며 일부 하이일드 채권 스프레드는 리먼 브러더스 사태 직후보다도 비관적인 상황으로 치닫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경기 사이클의 종료 시점이 가까워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하이일드 투자 환경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하이일드 시장의 리스크는 금융위기 직전 대비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고위험 거래로 간주되는 차입매수(LBO)의 경우 미국과 유럽 내 거래규모가 줄었으며 CCC등급 채권의 발행규모 또한 금융위기 직전보다 낮아졌다. 특히 브리지론 리스크,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웨어하우스에 대한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등이 크게 낮아진 점을 감안한다면 2008년과 같이 하이일드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현재 하이일드 시장이 다양한 업종의 대기업들로 구성돼 있다는 점도 과거와 다르다. 이들 기업은 전반적으로 견조한 실적과 현금흐름을 기록하고 있으며 부도율 역시 낮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 설령 시장이 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든다고 하더라도 하이일드는 매력적인 장기 수익률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하이일드 채권은 과거 경기 하강기에도 비교적 양호한 성과를 보여준 전력이 있다. 실제 지난 20년 동안 하이일드 채권이 마이너스 성과를 기록한 해는 2018년을 포함해 다섯 차례에 불과하다. 만약 금융위기 직후 미국과 유럽의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해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었다면 연간 7%가 넘는 수익률을 거뒀을 것이다.
셋째, 하이일드의 리스크 대비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 최근 수년간 유럽과 미국에서 하이일드 부도율은 각각 1%와 2%대의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향후에도 부도율은 낮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며 글로벌 하이일드에 투자 시 리스크 대비 높은 보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하이일드 투자 환경은 긍정적이지만 적절한 매수 타이밍을 잡는 것은 쉽지 않다. 대표적으로 추천하는 것은 미국과 유럽 지역의 채권과 대출채권에 나눠 투자하는 ‘멀티크레디트 전략’이다. 미국과 유럽의 하이일드 시장은 상관관계가 높지만 시장을 견인하는 변수가 다르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어느 한 시장이 상대적으로 아웃퍼폼(시장 수익률 상회)하거나 언더퍼폼(시장 수익률 하회)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또한 선순위 담보 채권 투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하이일드 담보채와 무담보채 간 가격 차이가 거의 없는 최근 시장 상황에서 안정성 확보에 대한 니즈가 큰 투자자라면 선순위 담보 채권은 또 하나의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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