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이런 보여주기식으로 어떻게 불황 뚫나]車부품 1조 지원 생색만…실제 집행은 1,400억 뿐

정책금융기관 보증심사 까다로워

보증사 문턱 못 넘고 수혈 못받아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행정" 비판





정부가 자동차부품사를 살리겠다며 내놓은 1조원 규모의 우대보증 프로그램 집행률이 10%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품사들이 보증을 받기 위해 정책금융기관을 찾아가더라도 까다로운 보증심사의 문턱을 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자동차부품사 지원이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3일 서울경제신문이 추경호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자동차부품사 대상 정책금융기관 우대보증 집행내역’에 따르면 목표치 대비 실제 보증규모를 나타내는 집행률이 지난달 15일 기준 14.63%로 집계됐다. 핵심 보증주체인 신용보증기금은 7,000억원을 목표로 했으나 실집행률은 5.8%(407억원)에 그쳤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월 자동차산업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신보·기보를 통한 1조원 규모의 우대보증 프로그램을 시행한 바 있다.

집행률이 저조한 것은 보증 프로그램이 신규 대출만 대상으로 하는데다 심사요건도 까다롭기 때문이다. 보증을 받으려면 매출액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요건까지 완화한 특례보증과 달리 우대보증은 평상시 보증요건을 통과해야 보증이 이뤄진다.

보증 프로그램 제기능 못해…위기만 막으려다 정책 구멍





보증심사에서 탈락한 한 1차 부품업체 대표는 “신보를 찾아가봤지만 시중은행과 별다를 바 없는 심사기준을 내밀었다”며 “은행에서 돈을 못 빌리는 업체들을 도와주겠다더니 뭐가 달라진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신보와 기보는 프로그램 자체가 특례보증이 아닌 우대보증으로 설계돼 앞으로도 심사요건을 낮추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품사의 미래가 불투명한데다 별다른 면책특권도 없는 만큼 굳이 나설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결국 정부가 내걸었던 보증규모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보증 프로그램이 제 기능을 못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부 지원책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위기에 빠진 부품사를 살리기 위해 최소 3조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지난해 보증 프로그램,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등을 연달아 내놓았다. 하지만 핵심축인 보증지원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정책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추경호 의원은 “현 정부에서 보여주기식 포퓰리즘 정책이 앞서고 있다”며 “산업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고려가 없이 위기만 막으려다 보니 정책이 세밀하지 못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미 자동차부품 산업의 시름은 깊어가고 있다. 자동차부품 산업은 중국을 비롯한 핵심시장에서의 부진, 완성차 생산 감소 등으로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90개 부품상장사의 영업이익률은 2014년 4.3%였으나 지난해 3·4분기 1.8%로 추락했다.

전문가들은 산업구조의 근본적 개편 없는 금융지원은 의미를 갖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품사들의 미래는 결국 완성차 업체에 달린 만큼 부품사에 돈을 욱여넣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높은 인건비 등으로 가성비를 잃은 완성차 산업 자체를 개편하는 것이 근본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세종=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